[구윤희기자] IT서비스 기업들의 공통적인 행보를 논할 때 '해외시장 정조준'을 빼놓을 수 없다. 해외 시장 개척과 수출 점유율 확대는 IT서비스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주력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개척 단계를 넘어 해외 실적을 쌓기 시작한 빅3 기업부터 아직 해외시장 진출 초기 단계인 중견 기업에 이르기까지 '수출'은 IT서비스의 비전이자 생존 그 자체이기도 하다.
IT서비스 기업들의 대표들 역시 미래 비전을 얘기할 때 '해외사업 비중을 끌어 올리겠다'고 선언하며 수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큰 기업-작은 기업, 모두 함께 해외 조준
삼성SDS는 올해 매출 목표 5조원 중 해외매출 비중을 20% 이상 끌어 올리겠다는 각오다. 2009년 매출의 14%, 2010년 18%를 해외에서 올린만큼 그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것.고순동 삼성SDS 사장은 연초 간담회에서 매출 성장을 위해 공격적으로 해외시장 확대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강조하기도 했다.
LG CNS는 '해외 진출'과 '자체 경쟁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고 지목하고 수출 비중 확대는 '회사의 미래이자 비전 그 자체'라고 주장한다.
김대훈 LG CNS 사장은 직원들과 만날 때는 물론 회사의 비전을 논할 때마다 '수출 확대'와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음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LG CNS는 올해 3조4천억원의 매출 중 약 10%인 3천500억원을 해외 매출에서 달성할 계획이다.
SK C&C 역시 올해 매출 1조7천500억원 중 10% 이상을 반드시 해외에서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정철길 SK C&C 사장 역시 동선과 나침반을 해외로 맞추고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사업 계획 수립부터 인재 채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를 직접 챙기고 있다.
롯데정보통신, 포스코ICT, 쌍용정보통신, 대우정보시스템, 아시아나IDT 등 중견기업들도 이 시장에 야심찬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스포츠SI를 강점으로 내세운 쌍용정보통신이나 세무정보화 사업을 자랑하는 대우정보시스템은 각사의 강점을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정보통신과 포스코ICT, 아시아나IDT는 대기업 계열사들이 포진해 있는 점을 살려, 우선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계열사와의 동반 진출 카드를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기업들의 공격적인 해외시장 행보에 대해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이지운 전무는 "올해 글로벌 IT서비스 시장 규모는 IDC 추산 8천500억달러"라고 요약하고 "반도체 메모리가 5천억달러가 안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 IT서비스 시장이 다소 정체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해외로 돌파구를 찾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연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2010년 현재 10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전자정부와 금융IT 등 대형 정보화 사업이 한바탕 수주전을 끝내 당분간은 제자리 걸음이 예견되는 실정이다.
이지운 전무는 "해외 중에서는 북미와 유럽 비중이 70%를 웃돌아 시장 진출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국내 기업들이 비록 이 시장에서 과거에는 큰 성과를 보지 못했지만 이미 4~5년 정도의 경험치를 쌓은 터라 이제는 탄력을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체 기술 통한 '솔루션'으로 승부하는 빅3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을 노리고 있는 기업들은 주로 빅3 기업들이다.
이들은 모바일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플랫폼(MEAP) 등 신기술을 내세워 선진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은 이미 전자정부나 시스템통합(SI), ITS 등으로 개발도상국 위주의 레퍼런스를 쌓아왔고 더 큰 시장을 위해 꾸준히 R&D를 이어왔던 터라 이제는 자체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 7월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갖고 올해 경영방침인 '창의와 혁신을 통한 성장'을 위해 해외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되새겼다. 전자정부 등 삼성SDS가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를 제품화시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삼성SDS는 오는 2015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50% 수준으로 만들 수 있다면서 기존 산업에 IT를 접목하는 스마트 SOC 등 스마트 인프라 스트럭처 엔지니어링(SIE)을 비롯해 모바일과 개방형 스마트 플랫폼 등으로 해외시장에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LG CNS는 2010년에 이어 올해에도 성장사업을 중심으로 1천억원이 넘는 R&D 투자를 지속해 차별화된 솔루션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김대훈 LG CNS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향후 10년 내에 해외 매출 비중을 50%까지 높이기 위해 검증된 솔루션과 플랫폼을 특정 지역에 맞춤형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LG CNS는 해외시장의 기존 발주사업에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솔루션을 기반으로 차별적 가치를 고객에게 제시해 잠재고객을 발굴하고 해외진출을 확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SK C&C는 지난 2007년부터 사장 직속의 글로벌 사업 추진실을 신설해 해외 사업 강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모바일 커머스 분야 등을 집중 공략해 미국 등지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선 사업제안을 통해 모바일 비즈니스 시장도 창출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SK C&C는 모바일과 그린IT 등을 개별 솔루션화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겠다면서 글로벌 사업에 적합한 해외출신 인재 채용 비중을 늘리는 등 전방위적인 해외진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이 회사는 글로벌 역량을 갖춘 해외 우수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지난 25일부터 약 한달간의 일정으로 미국 주요 대학에서 채용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일부 대학은 정철길 사장이 직접 참가해 채용 설명회를 이끌기도 할 만큼 해외 인재 채용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이지운 전무는 "빅3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시도해 왔지만 과거엔 시행착오가 많았다"며 "문화와 서비스를 수출한다는 개념을 어느 정도 갖췄기 때문에 모듈화, 솔루션화, 패키지화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열사와 손잡고 개발도상국 '노크'
규모면에서 빅3와 비교하긴 이르지만 국내 시장의 한계를 해외에서 극복하려는 것은 중견기업도 마찬가지다. 차이점이 있다면 이들 기업은 정보화 바람이 불고 있는 개발도상국을 중점적으로 공략한다는 것이다.
포스코ICT와 롯데정보통신 등 중견 IT서비스 기업들은 그룹사와 연계한 해외시장 진출을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ICT는 포스코그룹의 글로벌 사업에 적극 참여해 인도네시아, 터키,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IT설비투자 계획에서 정보화 관련 분야를 담당할 계획이다. 또 자원개발을 위한 해외 철도, 항만, 건설 등 IT인프라 구축 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그룹 계열사인 롯데마트 등이 중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쪽에 진출한 롯데정보통신은 시스템 현지화 작업을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한 상태. 지난해 인수한 현대정보기술이 기존에 갖고 있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사업 노하우를 접목시켜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이나 카자흐스탄 동계아시안게임 등을 수주하며 스포츠SI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쌍용정보통신은 특화된 분야로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을 택했다.
대우정보시스템은 전자정부정보화, 세외수입정보화, 지방세정보화, 국세정보화 등 전자정부 사업 중에서도 세무정보화 사업을 중심으로 한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이다.
대우정보시스템 관계자는 "그룹사의 지원이 없는 중견 IT서비스기업의 국내시장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 2011년을 해외 신사업 분야 진출 원년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 및 SOC 사업 분야에서 세무정보화 사업 노하우를 쌓았기 때문에 개발도상국 전자정부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면서 "이 사업은 2009년부터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전략과제로 선정돼 해외진출을 착실히 준비한 분야"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최근에는 온실가스 및 에너지관리에 특화된 '블루스트림 GEMS 3.0' 솔루션을 내놓으면서 해외 에너지 및 환경 IT 사업 활로도 개척하겠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정성립 대우정보시스템 사장은 "대우정보시스템만의 차별화되고 세밀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해외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윤희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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