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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비스 30년]컨버전스의 꽃 '그린IT'


기업의 미래 비전에 환경 및 에너지 접목

[구윤희기자] 2011년 IT서비스 기업들의 신년사에는 유독 '그린IT'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는 내용이 많았다.

올해로 창립 15주년을 맞은 롯데정보통신은 '새로운 성장 스토리 2011'이라는 경영 방침으로 '사업간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모바일과 그린IT 분야에 주력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포스코ICT도 '올해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와 더불어 제조 및 그린IT 사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해 그린IT 분야에서 특화된 사업영역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S나 LG CNS도 스마트그리드 사업 및 지능형빌딩관리시스템(IBS) 등으로 친환경 IT기술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SK C&C 역시 신규사업에서의 그린IT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전통적인 IT서비스 영역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를 노린다는 목표다.

◆에너지 비용 절감과 환경 보호, '두 마리 토끼'

이처럼 그린IT가 각광을 받는 이유에 대해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채효근 실장은 "그린IT는 에너지 절감을 통한 효율성 강화 측면, 환경 보호 측면에 모두 해당되는 분야로 이 분야에 기업이 투자한 지는 몇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그 중요성에 대한 업계의 공감대는 크다"고 설명했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그린IT가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컨버전스의 꽃'이며 이를 통한 사업 다각화 가능성도 무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오는 2015년부터 시행되는 탄소배출권 거래제에 대비한다는 점에서도 그린IT의 잠재력은 높게 평가되고 있다.

고객들 역시 점차 강화되는 탄소배출 제한에 대비하고자 IT서비스 사업을 발주할 때 그린IT에 대한 요소가 포함돼 있는지를 보다 꼼꼼하게 점검하는 추세다.

한 기업 관계자는 "환경 관련 사업에 대한 고객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전력 사용량이나 에너지를 관리하는 등 이 분야 작업이 하나의 사업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SK C&C 윤동준 차장 역시 "고객들이 에너지 관리를 포함한 친환경적 요소에 대한 대응을 원하고 있어 기업에서도 이를 소홀히 할 수 없다"면서 시장 분위기가 '그린'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지구환경보호, 에너지관리기술과 만나다

환경 보호에 해당하는 대표적 그린IT 분야는 '스마트그리드'를 포함한 에너지 관리(EMS) 사업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에너지 발생시설 관리 통제 시스템을 구축해 신재생에너지 사업 분야에 진출한 상태다. 2010년 제주도에서 추진한 스마트 그리드 사업과 친환경 사업 일환인 발광다이오드(LED) 사업 등도 올해 주력하는 분야다.

또 지능형빌딩시스템(IBS)으로 IT고도화에 적합한 수익모델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IBS는 건물 내 산재하는 여러 시스템들을 건축환경 및 정보통신환경과 유기적으로 결합해 최적의 빌딩 관리와 사무환경을 구축하는 시스템이다.

회사 관계자는 "예전보다 산업 경계가 없어지고 기업 수익 창출 사업 분야가 확장되고 있어 IBS 등 새로운 사업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정보통신은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진행중인 '그린크레딧 시범사업'에도 기술지원단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린크레딧 시범사업'이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위해 자금과 기술 등을 지원하고 감축 실적의 일부를 크레딧으로 이전받는 사업이다. 중소기업의 감축사업 발굴 및 투자계획 수립을 지원하고 협력채널을 구축하는 등 중소기업과의 상생 구도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외부 감축 활동을 추진해 실적을 인정받게 되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으로부터 자금기술 지원을 받아 2015년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시 적극적인 시장 대응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롯데정보통신 측은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이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을 위한 기술지원단 멘토로 롯데정보통신을 선정했다"며 "이 분야에서의 기술력을 인증받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LG CNS도 전력의 공급과 소비를 효율화하기 위한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현재 LG전자와 컨소시엄을 맺고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구축 중이며 소비자와 전력 공급자 간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최적화된 에너지 수요-공급 체계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LG CNS 관계자는 "U시티나 스마트그리드 등 그린IT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꾸준히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한국환경공단과 협약을 맺고 폐기물관리시스템 '올바로시스템'을 개발도상국 등에 수출해 해외시장 공략과 환경 보호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삼성SDS도 IBS를 통한 그린IT를 육성하고 있다. 삼성SDS 서초 사옥에 IBS의 일종인 빌딩 에너지 관리 시스템(BEMS)를 적용해 연간 8.3%, 1억7천만원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BEMS는 IT기술을 이용해 특정 공간이나 기기에서 에너지 소비의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실시간으로 포착될 수 있도록 하여 최적의 에너지 소비를 유도하는 시스템이다.

삼성SDS는 삼성물산이 신축하는 건물에 대해 BEMS가 적용될 수 있도록 영업 마케팅과 에너지 진단 컨설팅 역량을 삼성물산과 협력하여 강화해 나아갈 예정이다.

◆계열사와 협업하는 'IT컨버전스' 활성화에 기여

SK C&C와 포스코ICT는 계열사와 협업해 그린IT에서 시너지를 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포스코ICT는 가정용 에너지관리시스템 '희(H.E.E.)'를 선보이고 포스코건설이 건설 중인 아파트에 이 시스템을 적용해 그린홈 사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ICT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부터 이미 가정용 에너지관리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미래 기술융합분야 개척 목표에 따라 스마트그리드와 철도사업을 추진하고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사업을 위해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스마트그리드의 경우 제주실증단지 진출을 바탕으로 특화된 기술력을 제철소에 접목시켜 레퍼런스를 쌓아가고 있다.

포스코ICT는 해외 태양광발전소 건설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자동차배터리관리시스템(BMS)이나 빌딩 에너지관리 시스템(EMS) 등 스마트그리드 분야 신사업에도 주력 중이다.

SK C&C는 SK이노베이션(前 SK에너지)과 자동차배터리관리시스템(BMS) 공급 MOU를 체결하고 60억원 수준의 연구개발 비용을 투입해 상용화를 노리고 있다.

BMS는 배터리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관리해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기술이다. SK C&C 윤동준 차장은 "BMS 시장은 전기자동차 시장이 먼저 열려야 활성화될 수 있어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R&D 투자를 계속해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당장 성과가 없다해도 그린IT에 대한 연구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IT서비스 기업들이 R&D에 소홀하다는 편견이 있지만 최근엔 IT 컨버전스 등 새로운 경쟁력을 위한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R&D는 기다림의 미학인 만큼 컨버전스 등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IT서비스 기업 관계자는 "그린IT가 화두가 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레퍼런스를 내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고 시장을 요약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꾸준히 그린IT를 언급하는 배경은 그만큼 미래적 가치가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면서 신성장 동력을 이 분야에서 찾으려는 IT서비스 기업들의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윤희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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