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주기자]운영체제와 최소 하드웨어 사양만 갖춘 이른바 '깡통 노트북' 시대가 국내에도 시작됐다.
18일 삼성전자는 구글 크롬OS를 탑재한 클라우드 전용 노트북인 '삼성 센스 크롬북 시리즈5'를 국내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 제품은 애플리케이션을 노트북에 탑재하지 않고 웹에 접속해 사용하기 때문에 고사양 프로세서나 고용량 저장장치 없이 빠른 웹 접속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
구글의 웹 기반 앱스토어인 '웹스토어'를 이용하는 데 최적화된 제품이다. 삼성은 와이파이 전용 버전을 우선 출시하며 3G나 4G 통신모듈이 탑재된 제품 출시도 논의 중이다.
에이서도 삼성전자와 함께 크롬 노트북을 발표한 바 있으나 국내 출시는 아직 미정이다.
◆스마트폰 수준 저장용량…앱스토어 아닌 '웹스토어'
이 제품은 넷북과 큰 차이 없는 정도의 하드웨어 사양과 스마트폰 수준의 저장용량만을 갖췄다. 12.1인치 화면에 두께는 19.1mm, 무게는 1.48kg.
프로세서는 인텔 아톰N570, 메모리는 2GB DDR3, 저장장치로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16GB를 갖췄다. 부팅시간이 10초 이하에 불과하며 웹접속 속도가 빠른 게 특징이다. 배터리사용시간은 8.5시간이며 가격은 63만9천원으로 고급형 넷북 수준이다.
기기에 애플리케이션 및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아 저장장치 용량이 클 필요가 없다. 기본 탑재 소프트웨어는 운영체제와 브라우저 정도며, 작업을 하기 위한 애플리케이션은 웹에 접속해 이용하면 된다.
구글의 웹기반 앱스토어인 '웹스토어'에 접속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
웹스토어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있는 앱스토어와 똑같은 환경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 앱스토어처럼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하듯 내려받는 UI는 비슷하다.
단, 앱스토어는 기기에 애플리케이션이 저장되지만 웹스토어는 브라우저를 통해 기록된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유사하다.
크롬북이 본격 확산되기 위해서는 크롬북에서 쓸 수 있는 웹 기반 서비스들이 풍부해지는 게 관건이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노트북 사용자들을 위한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생태계가 미흡한 편이다.
◆당분간 구글에 의존…"아직 클라우드 생태계 미흡"
에이서의 경우 현재 미국에서만 크롬북을 판매하고 있으며 향후 대만에 출시할 예정이다. 에이서의 제품도 인텔 아톰 프로세서와 16GB의 SSD, 2GB DDR 메모리를 갖춰 삼성전자 제품과 사양이 유사하며 크기는 11.6인치다.
에이서는 '국내에는 클라우드 생태계가 아직 미흡해 이른 시일내로 출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에이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통신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는 환경이 아직 안된다"며 "클라우드 생태계가 갖춰진 후 제품을 출시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도 크롬북을 KT의 통신망 및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계해 약정 판매하는 사업 모델을 추진해 왔으나 우선 와이파이 모델만 출시해 자체 유통하기로 했다. KT의 통신망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용하는 것은 향후로 미뤘다.
KT 관계자는 "와이파이 버전부터 KT가 출시하는 것도 검토한 바 있지만 우선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유통하기로 했다"며 "3G망과 연계해 KT가 출시하는 것도 삼성전자 측과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클라우드 노트북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클라우드 생태계 구축을 해나갈 계획이다.
우선은 구글 웹스토어에 의존하지만 이동통신사·소프트웨어 업계 등과 협력해 크롬북에서 이용할 수 있는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들을 풍부하게 개발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선 구글의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고, KT의 클라우드 서비스도 적용할 방침"이라며 "삼성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크롬북과 별개로 개발되고 있어 올해 내로 연계될 일은 없지만 궁극적으로는 연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에도 크롬북 후속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며 휴대성 등이 개선되고 클라우드 서비스도 더 풍부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현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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