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주기자]구글이 모토로라모빌리티를 인수함에 따라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우군 확보를 위한 구글의 배려는 여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함으로써 삼성, LG, 팬택 등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들의 협력사에서 경쟁사로 돌아섬에 따라 현재의 주요 안드로이드폰 업체들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사업에 있어서 신규 기술을 모토로라 단말에 우선 적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구글 단말기 사업 나서면 삼성·LG 불리?
구글은 125억달러에 모토로라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모바일 분야에서 풍부한 특허를 보유한 모토로라를 인수함으로써 지속되는 특허공방에 대응할 무기를 갖추고, 모토로라는 부족한 자금력을 확보하게 돼 양사의 합의가 이뤄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문제는 구글이 단말기 사업에 직접 뛰어들게 될 때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하드웨어 업체들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점이다.
구글이 단말기 사업에 당장 뛰어들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모토로라의 시장 지배력이 북미 외에는 제한적이며, 단말기 사업의 핵심 유통망인 이통사들과 유대를 단기에 형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미래에셋 이순학 연구원은 "이통사가 구글을 애플과 같이 헤게모니를 좌우할 수 있는 플레이어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비우호적인 감정이 앞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등 주요 안드로이드폰 주자들에는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고 이순학 연구원은 진단했다. 신규 서비스나 UI를 담은 단말 개발 기회가 모토로라에 우선적으로 부여될 가능성이 높으며, 경쟁사들은 초기 개발 단계에서 구글의 기술 지원에 의한 노하우 습득에 있어서 한 발 뒤쳐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세불리기'가 우선…"우군 확보 지속"
하지만 구글은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최대한 우군을 많이 확보하려고 하기 때문에 기존 안드로이드 제조사에 대한 배려는 이전과 같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기반은 인터넷 검색인 만큼, 안드로이드 사업의 근본 목적도 웹에서 주도권 확장에 있다. 이 때문에 단말기 사업자로서 수익을 내는 것보다 최대한 안드로이드 진영의 세를 불리는 게 우선순위일 것으로 풀이된다.
이순학 연구원은 "특히 삼성전자는 이미 우월한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장기적인 파트너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반면 LG전자는 안드로이드 톱3에 포함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주요 안드로이드폰 업체들은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16일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이미 예상했던 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삼성은 자체 운영체제와 윈도폰도 활용할 수 있다"며 "휴대폰 사업이 단순히 운영체제만 가지고 하는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박종석 LG전자 부사장(MC사업본부장)은 "파트너를 보호하려는 구글의 헌신을 환영한다"며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 후에도 여전히 협력사들을 배려해 줄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강현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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