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기자] "우리나라에서 대규모 자금이 일시적으로 유출입할 위험이 여전해 거시정책의 건전성이 중요하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이 11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4개 기관 합동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최 차관보는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위험 요인은 2008년 경험에서 볼 때 단기 외채가 많다는 것과 많은 양의 자금 유출입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이런 위험 요소가 있는 게 현실"이라며 "국채시장의 경우 외국인들이 국채와 통안채에 주로 투자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재정 건전성과 지급 능력, 내외 금리차 등을 보고 투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차관보는 외국인 채권투자 규제 가능성 관련, "정책적 대응을 고민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시장에 가능하고 효과가 있는 방안이 어렵다"며 유보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그는 미국이 2년간 제로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세계 경제 둔화가 완화되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자본 유입이 과다해지고 우리 통화나 환율정책, 물가에 영향을 주고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 차관보는 "현재 자금이 갑자기 유출입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최근 중국 쪽에서 들어오는 자금이 눈에 띄게 늘어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꾸준한 거시정책의 건전성을 추진할 것을 약속했다.
다만, 그는 경제 운영 기조의 변화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우리나라 금융시장 영향 제한적
최 차관보는 "금융시장의 불안이 어느 정도 가신다고 하더라도 더블딥이든 아니든 세계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에 대부분 동의한다"며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수출경쟁력, 건전한 재정, 고용 회복 상황을 감안하면 그 영향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제한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상제 금융위 상임위원은 "국내 금융시장 혼란이 유럽 재정위기 및 미국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됐고, 특히 정책수단이 많지 않아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 차관보는 한·중·일 정책 공조와 관련해 "2008년에 맺은 통화 스와프를 확대하거나 신규로 늘리는 등의 논의는 전혀 없고, 또 그렇게 될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면서 "그동안 한·중·일과 아세안 10개국이 추진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는 이미 다자화돼, 이 차원에서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공동으로 좀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율에 대해 그는 "수출을 촉진하거나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환율을 올리거나 내리지 않겠다"며 "어떤 수준이 적정한지 모르기 때문에 타겟팅을 하지 않았지만 지나친 변동성이 있을 때 완화하는 노력은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차관보는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외환시장은 지난 2008년에 비해 훨씬 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재천 한은 부총재보는 "상반기 미국의 성장률이 낮았는데도 이 기간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20% 늘었다"며 "미국이 하반기에 성장률이 나빠져도 우리의 수출은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 국채와 관련한 외화보유액 운영에 대해 "그동안 위험 분산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점진적으로 투자를 다변화한다는 원칙을 갖고 운영해 왔다"며 "국제금융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조정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중장기적으로 다변화하는 것은 일정에 맞춰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수남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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