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위가 검찰에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는 코미디같은 일이 발생했다.
5일 예정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대검찰청 기관보고에서 검찰측 기관 증인들이 불출석해 회의가 파행된 것이다. 검찰 측은 수사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내왔다.
그러나 국회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국정조사 특위 기간 동안 내내 서로를 공격하던 여야 의원들도 검찰이 국회의 권위를 무시했다며 박용석 대검찰청 차장검사 , 김홍일 대검 중앙수사부장, 윤갑근 서울중앙지검 3차장, 성영훈 광주지검장, 박청수 울산지검장, 김진수 목포지청장 등 6명을 이날 오후 4시까지 국회에 출석하도록 동행명령장을 만장일치로 발부했다.
정두언(사진)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위 위원장을 비롯해 여야 의원들은 이날 검찰에 대한 강력한 경고와 비판을 이어갔다.
정두언 위원장은 "검찰이 이번 저축은행 수사를 공정하고 최선을 다해 했다면 우리가 검찰을 기관 증인으로 부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검찰은 지금까지 저축은행 수사와 관련해 정당하지 않았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정 위원장은 "보해 저축은행과 관련해 2007년 초에 검찰이 수사를 착수한 바 있지만 그 해 12월 검찰은 이를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부산저축은행도 불법 PF 대출에 대한 첩보를 검찰에서 수사했지만 수사 대상자 60명 모두를 불기소했다"며 "2010년에도 대주주의 사적 목적 대출에 대해 검찰이 내사했음에도 서울중앙지검이 불기소 송치하지 않았나"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또 "이때만이라도 제대로 수사했다면 오늘날 저축은행의 수 많은 서민들이 피눈물을 흘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시 수사했던 검찰을 개인개인으로 증인 신청해야 함이 마땅한데도 검찰의 권위를 생각해 기관보고를 한 것인데 나오지 않아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검찰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한나라당 이두아 의원은 "검찰은 독립성이 보장돼 있지만 법무부의 지휘를 받는 청의 하나로 3권 분립의 독립적 주체가 아니라 행정부의 하나일 뿐"이라며 검찰은 개개가 독립기관인 국회의원과는 달리 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조직으로 대통령이나 국회 인사청문회에 의해 간접적으로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 받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검찰이 자체적으로 민주적 정당성이 부여돼 있지 않다는 것을 검찰이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검찰은 당연히 국회의 감시와 견제를 받고 국회의 요청에 응할 의무가 있다"고 힐난했다.
같은 당 신지호 의원 역시 "우리나라 헌법 체계를 보면 3장이 국회, 4장이 정부, 5장이 법원이고, 6장이 헌법재판소, 7장이 선거관리위원회"라며 "독립성이 보장돼 있는 법원, 감사원도 국회의 요구가 있다면 출석해 요구에 응하는데 검찰은 행정부에 소속돼 있는 기관임에도 불응해왔다"고 질타했다.
신 의원은 "이는 잘못된 관행 때문에 어느 정권에서도 이를 제대로 바로잡지 못해 오늘 여러 국회의원이 이런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며 "오늘을 계기로 이런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신건 의원은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은 부당한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지 국민으로부터의 독립을 의미하는것은 아니다"며 "모든 국민이 저축은행 사건에 분노하고 수사가 충분치 않다고 하고 있는데 국회의 국정조사도 안된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신 의원은 "3권 분립이라고 하는 것도 정당성이 있을때 관여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지 부당하고 부정한 일을 하는데도 국민을 대신한 국회가 그대로 방치해야 하나"며 "국회의 가장 중요한 수단인 국정조사를 무력화한다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고 짓밟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우제창 의원은 "위원장이 우리 특위위원 전원의 이름으로 국회의장에게 현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며 "의장이 국회의 이름으로 검찰에 엄중히 경고하고, 검찰 관련 예산이나 법의 국회 통과를 시정될 때까지 엄중히 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 의원은 "이와 함께 국회의 이름으로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에게 강력히 시정건의해야 한다"며 "동행명령장 하나로 또 한번 국회가 망신당해서는 안된다. 검찰에 대한 예산과 법에 대한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최규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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