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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의존증 10명 중 2명은 '당뇨'"


성모병원 김대진 교수팀 분석…알코올성 치매 위험↑

[정기수기자] 알코올 의존증 환자 10명 중 2명은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알코올 의존증은 병적인 음주 양상을 보이면서 음주로 인한 사회적·직업적 기능 장애가 있는 경우, 내성이나 금단 증상이 있는 경우를 말하며, 국내 성인 유병률은 7.3%(남 11.7%, 여 2.2%)다.

또 조사 대상자의 30.2%(69명)는 당뇨 전단계인 내당능장애로 진단돼, 전체 환자의 절반 정도가 당뇨병 위험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인의 당뇨병 발생 비율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라고 교수팀은 설명했다.

김대진 교수는 "알코올 의존증 환자는 일반 당뇨환자에 비해 공복혈당(4IU가량)은 상대적으로 낮고, 식후혈당(20IU 이상)은 매우 높은 특징을 보였다"면서 "이 때문에 일반적 당뇨병 검사인 공복혈당(8~12시간 금식 후 측정 혈당치) 검사만으로는 당뇨진단에서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교수팀이 환자들을 대상으로 공복혈당검사와 당부하검사를 각각 실시한 결과 당부하검사에서는 20.4%(46명)가 당뇨로 진단된 반면, 공복혈당 검사에서는 훨씬 낮은 9%(20명)만이 당뇨로 진단됐다.

김 교수는 "알코올 의존증 환자의 30.7%(70명)가 실제로는 당뇨나 당뇨 전단계이지만 공복혈당 검사만 시행한 경우 상당수가 당뇨 진단에서 누락된 것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알코올 의존증에 당뇨병이 동반될 경우 인지기능의 저하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교수팀이 알코올 의존증 환자 중 정상군(92명)과 당뇨병군(46명)으로 나눠 전두엽기능을 비교 측정한 결과, 당뇨군에서 검사항목들의 평균치가 전반적으로 정상군보다 낮았다. 또 언어영역, 시각적 판별기능, 집중력을 반영하는 바꿔쓰기 검사에서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김 교수는 "과도한 음주는 췌장의 호르몬 분비기능을 악화시켜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기 때문에 당분해 능력이 감소해 당뇨병의 위험을 높인다"면서 "알코올 의존증 환자에 당뇨병이 동반될 경우, 인지기능 저하 및 치매로 이행하는 위험이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알코올 의존증 환자뿐 아니라 평소 음주량이 많고 음주횟수가 잦은 사람은 좀 더 면밀한 검사를 통해 당뇨병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논문은 중독분야 저명학술지인 '알코올리즘(Alcoholism)' 5월호와 신경과학분야 국제학술지인 '뉴로사이언스레터(Neuroscience Letter)' 6월호에 게재됐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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