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 위메이크프라이스 대표는 14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이 과열 경쟁 등으로 혼탁해지는 데 대한 반성과 안타까움이 컸다"며 "위메프가 제대로 된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도전 정신에서 경영자 복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허 대표의 경영 복귀는 지난 2008년 던전앤파이터의 네오플을 넥슨에 매각한 후 3년 만이다. 허 대표는 지난해 5월 나무인터넷을 설립하며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프에 투자자로 참여했다.
위메프는 지난해 10월 오픈한 후 회원수 120만명을 확보하고 업계 최다 지역인 81개 지역에서 서비스하며 국내 소셜커머스 빅 4 업체로 부상했다.
그러나 점점 치열해지는 소셜커머스 업계의 마케팅 경쟁과 비합리적인 수익구조로 인해 위메프에선 과감한 결단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위메프 역시 티켓몬스터, 쿠팡, 그루폰 등과 마찬가지로 수십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고 월 거래액도 티켓몬스터, 쿠팡, 그루폰에 밀리고 있다.
허 대표는 "마케팅 비용에 얼마를 쏟아붓느냐에 따라 매달 1,2위가 달라진다"며 "광고의 경쟁으로 치달아가면서 이제는 본질에 투자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소셜커머스 아닌 '지역포털' 비전 제시
허 대표는 "지금의 소셜커머스 시장은 비즈니스가 아니고 '돈넣고 돈먹기' 게임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부끄럽게도 위메프 역시 똑같이 운영해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결단이 필요했고 이전의 소셜커머스와 다른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새로운 비전은 위메프를 소셜커머스가 아니고 지역포털로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허 대표는 500억원의 투자를 비롯한 자본과 모든 인적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현재 위메프는 위치 기반 실시간 쿠폰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메프 나우(NOW)'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모바일 시장의 주도권 확보와 동시에 지역 포털로의 초석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인 로드맵에 대한 질문에 허 대표는 "내 지역에 대한 모든 정보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겠다는 게 핵심"이라며 "위메프의 최종 목표는 최고의 소셜커머스가 아닌 세계 최고의 지역 포털로, 우리의 경쟁상대는 티켓몬스터나 쿠팡, 그루폰이 아닌 네이버"라고 말했다.
◆ 장기적 비전 가지고 이끌어 나갈 것
허 대표는 "투자한 자금이 안 뽑힐 수도 있지만 세상에 없던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며 "사람들이 좋아하는 서비스를 내놓으면 언젠가는 사랑받는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지역포털 역시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가져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대표는 최근 소셜커머스 업계에서 흘러나오는 매각설에 대해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네오플을 매각할 때 마음 고생이 심했다"며 "회사를 파는 것은 가족을 파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고려를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위 빅3로 불리는 업체들이 외국자본을 계속 끌어들이고 외형을 계속 불리면서 누가 사주겠지 하는 기대심리가 있는 것 같다"며 "이제 시작한지 1년 밖에 안된 업계에서 벌써 매각 얘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서 사업의 진정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허 대표는 "우리는 더 큰 꿈을 꾸고 있기 때문에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며 "연간 천억원의 수익을 창출했던 던전앤파이터의 신화를 위메프에서 다시 한번 재현해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종한 전 대표는 허민 대표가 투자한 10여개 회사의 지주회사 대표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김영리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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