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윤기자]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성수기라 할 수 있는 하반기에 접어들었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격은 바닥권에 머물며 반등 시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거시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완제품의 수요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 공통의 목소리다.
5일 관련 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서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격이 눈에 띄게 상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반도체가 좋아지려면 D램 가격이 올라야 하는데 7월까지는 반등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세트 업체들이 수요 예측이 힘들다는 이유로 재고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8~9월에 수요가 얼마나 살아나는지가 관건"이라며 "하반기가 성수기인 만큼 2분기보다는 나아지겠지만 얼마나 좋아질지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NH증권은 하반기에 D램 가격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올해 PC 출하량 성장치 전망을 7.2%에서 5%로 하향 조정하며 3분기와 4분기에 D램이 공급 초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D램 주요 제품인 DDR3 1Gb 평균 가격이 지난 6월 하반기 0.92달러에서 연말에는 0.73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삼성전자 권오현 DS총괄사장과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 역시 하반기 반도체 시장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권오현 사장은 "원래는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가 시장 상황이 좋은데 올해는 상저하고가 아닐 것"이라며 "8~9월에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려있지만 상반기보다 확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철 사장 역시 "거시경제 환경이 당초 예상보다 불확실성이 많아졌다"며 "지금 수요가 약한 상황이고 3분기말이나 4분기 가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요가 바닥에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국내 기업은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라며 "시장 상황이 안 좋을수록 후발업체가 더 힘들 것이기 때문에 승자 독식 구조는 더 확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좋지 않기는 디스플레이 시장도 마찬가지. 패널 가격이 오르지 않으며 업계에선 삼성전자 LCD사업부와 LG디스플레이가 각각 2005년, 2006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수요 예측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하반기 디스플레이 시장을 전망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패널 가격이 크게 오르지도 않고 떨어지지도 않는 상황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LCD 사업과 LG디스플레이도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나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연간으로도 큰 폭은 아니지만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반면 대만 등 해외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흑자를 내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도윤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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