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애플이 저가 아이폰(속칭: 아이폰 미니) 개발을 마무리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제품은 아이폰4와 비슷한 성능의 프로세서와 터치스크린을 장착할 것이라고 블룸버그의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출시 시점이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블룸버그 소식통은 이 제품이 개발도상국에 있는 아이폰 구매 희망자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밝힘으로써, 애플이 이 제품을 바탕으로 아프리카-중동, 중남미, 서남아시아 등의 지역을 집중 공략할 계획을 갖고 있음을 시사했다.
저가 아이폰의 출시 시점과 관련해 21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유럽의 국제 투자은행인 '크레디 스위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내년에 저가 아이폰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오펜하이머의 애널리스트 이타이 키드론의 보고서를 인용해 "'아이폰 미니'가 애플에게는 매우 중요한 상황이 됐다"며 "애플이 더 많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원한다면 '미니 아이폰'을 출시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가 아이폰 출시설이 처음 나온 것은 지난 2월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월13일 익명의 애플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완전히 새로운 아이폰 라인업을 구축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고가 제품인 아이폰4 후속 모델과 함께 '크기와 가격을 절반 정도로 줄인 제품도 나올 것'이라는 게 당시 보도의 핵심 내용이었다.
블룸버그도 지난 2월에 월스트리트저널에 앞서 비슷한 보도를 한 바 있다. 블룸버그 보도는 약정 없이 200 달러 정도에 살 수 있는 제품을 애플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동전화 사업자와 2년 약정을 할 경우 공짜 아이폰도 가능한 셈이다.
이들 보도 이후 인터넷에는 '아이폰 미니' 혹은 '아이폰 나노'라는 이름을 가진 저가 아이폰 상상도가 마치 실제 제품인 것처럼 나돌기도 했다.
이후 아이폰 미니에 대한 소문은 잦아들었지만 애플과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2와 아이클라우드 발표 행사에서 저가 아이폰의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애플은 아이패드2 가격 정책을 통해 애플이 고가 제품 만을 고집한다는 기존의 관행을 버렸다. 아이패드2 가격을 낮게 책정함으로써 경쟁사 태블릿의 가격을 인하하게 만들면서 애플 또한 언제든 가격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스티브 잡스는 특히 아이패드2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경쟁사들은 여전히 스펙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는 PC 시대의 낡은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다. 당시만 해도 이는 '따라쟁이'들에 대한 비판으로만 여겨졌지만, 이 말은 애플이 향후 나아갈 단말기 전략이 고사양 고가 정책이 아니라는 것을 선언한 의미로 해석하는 게 옳을 수도 있다.
이는 지난 6월6일 아이클라우드가 발표되면서 더 확연해졌다. 아이클라우드는 개인이 보유한 콘텐츠를 애플 서버에 저장하고 자신의 단말기와 인터넷을 통해 이 서버에 접속해 사용하는 클라우드 방식이다. 메모리 등에서 고사양의 단말기가 필요 없는 셈이다.
하드웨어의 스펙을 줄이고서도 얼마든지 풍부한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단말 가격을 낮춰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전략일 수 있다. 아이클라우드는 어느 정도 단말 사양이 낮고 가격이 저렴해야 비로소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저가 아이폰은 아이클라우드의 철학에 조응하는 꼭 필요한 제품인 것이다.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 이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더 치열질 전망이다.
/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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