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대학생 반값등록금 등 민생 문제가 산적한 6월 임시국회가 KBS 수신료 인상이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한나라당이 지난 20일 국회 문방위 법안소위원회에서 현행 2천500원인 KBS 수신료를 1천원 인상하는 안을 강행 처리했다. 한나라당 한선교·강승규·조윤선 의원과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고, 민주당 의원 3명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강행처리 직후 긴급 대책회의에 이어 21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강력 반발하며 모든 국회 일정 보이콧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손학규 대표는 "날치기를 할 것이 따로 있지, KBS 수신료 인상안이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 날치기를 하나"라며 "민주당이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KBS 수신료 인상에 앞서 해야할 조건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한나라당과 정부는 이를 철회하고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서 "국회가 합리적으로 대화를 통해 운영될 수 있도록 소위원회에서 통과된 것은 원천 무효하고 새롭게 대화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의도적으로 6월 국회 전체를 파탄으로 몰고가는 것이 아니라 한선교 소위위원장의 오판에 따른 실수였다고 하면 그 증거를 보여달라"며 "어제 소위의 모든 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무효 선언해달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앞으로 상임위와 본회의 토론 과정에서 다시는 국민에 부담을 주는 이같은 동의안을 일방처리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면서 "수신료를 올리기 전 방송법 개정으로 KBS의 중립성을 보장하는 선결 조건을 먼저 심의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이런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6월 국회의 정상 가동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문방위 법안소위에 대해서는 정당한 절차라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정국 경색을 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선교 법안소위위원장은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당한 절차를 통해 했고, 수신료 인상도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의결했다"고 말했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전재희 문방위원장 중심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문방위 전체회의가 남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야당에서도 주장할 내용이 있으면 전체회의에서 해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한나라당은 미디어랩(방송광고판매대행) 등 주요 결정 사안에 대해 야당이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처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이후 여야 합의를 통해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도 상당하다.
그러나 이 문제로 민생 문제가 산적한 6월 국회가 한동안 파행 운영되는 것은 불가피해보여 여당의 불필요한 강행 처리와 야당의 극한 반발에 비판 여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김현철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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