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삼성전자와 애플이 모바일 분야 특허 분쟁에서 서로 강온(强穩)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주목된다. 법정에서는 상대에 대한 비판을 강화하면서도 물밑에서는 고위급이 만나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로 유리한 고지에 오르기 위해 치열한 눈치작전을 펴고 있는 것이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연방법원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애플 측 변호사인 해럴드 맥엘히니는 "두 회사 고위 임원들이 (협상을 위해) 서로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맥엘히니의 발언은 이 사건을 맡은 루시 코 판사가 법정 밖에서 협상을 통해 문제를 푸는 방안을 두 회사에 제안한 뒤 나온 것이다.
그러나 물밑 접촉에도 불구하고 법정 공방은 더 가열되고 있다.
애플은 16일 수정한 소장에서 삼성전자를 더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넥서스S 4G' 등 12개 삼성 제품을 특허 침해 소송 대상에 추가했다. 물밑 협상을 유리한 입장에서 끌어가기 위해 법정 공방을 더 가열시키는 모습이다.
두 회사의 협상이 간단하게 끝날 것 같지만은 않은 징조들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급변하면서 현재 애플과 삼성전자가 최대 적수로 맞붙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두 회사는 이번 특허 소송이 향후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도권을 결정할 최대 분수령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협상 테이블에서 둘 다 양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서로 최대한의 강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마트폰 외에 두 회사 사이의 협력 관계를 감안하면 파국으로 끌고 갈 가능성도 낮다. 애플은 삼성전자 부품을 구매하는 기업 가운데 일본 소니에 이어 두번째로 큰 회사다. 지난해에만 57억 달러 어치를 구매했다.
현실적으로 두 회사 모두 이 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 두 회사 다 짧은 기간에 이를 대체할 방법을 찾기가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또 특허의 실체는 엄연한 것이기 때문에라도 궁극적으로는 협상이 불가피하다.
이에 앞서 2009년부터 진행된 애플과 노키아 사이의 특허 분쟁 또한 최근 협상을 통해 일단락된 바 있다. 애플이 노키아에 로열티를 물기로 했다.
한편, 두 회사 간의 맞소송은 지난 4월 애플이 삼성의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시작됐다. 삼성은 곧바로 애플에 대해 맞소송을 제기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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