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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슈퍼 판매 허용에 제약업계 "글쎄…"


기존 슈퍼 판매 제품과 경쟁 불가피…매출 하락·제품 단명 우려

[정기수기자] 일반의약품 44개 제품이 의약외품으로 전환돼 약국외 판매가 허용됐지만, 제약업계의 반응은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사태 추이를 신중히 지켜본 후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일단 일반의약품 슈퍼 판매는 판매처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로 단기적인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증권가 역시 장미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슈퍼 판매가 현실화하면 유통채널이 넓어지기 때문에 제약업체의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증권은 특히 일반의약품의 의약외품 전환에 따른 최대 수혜자로 '박카스'를 생산하는 동아제약을 꼽았다.

반면 정작 제품을 판매하는 제약업체 입장에서는 이번 일반약 슈퍼 판매 허용에 대해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유보적인 반응이다.

우리보다 10여년 앞서 슈퍼 판매를 추진한 일본의 전례에서 나타났듯이 막강한 구매력을 갖춘 대형마트나 슈퍼 등을 상대할 경우 '단가 인하' 압력을 받게 됨에 따라 가격경쟁 체제에 놓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슈퍼 판매가 시작된 이후 평균 3% 정도 약값이 떨어졌다.

동아제약은 "박카스가 의약외품으로 분류되더라도 도매상을 이용한 현재 유통방식으로 약국내 판매를 유지할 것"이라고 16일 밝혔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박카스가 반세기 동안 장수 브랜드로 인기를 모은 데는 약국 판매가 큰 도움이 됐다"며 "박카스를 슈퍼에서 판매할 경우 제품 수명이 줄어들 것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제약은 다만 일본 사례 등의 분석을 통해 판매에 따른 장단점 등을 검토, 다각도로 장기전략을 모색할 방침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반약 슈퍼 판매가 이뤄져 약국이 아닌 슈퍼로 나가 경쟁체제에 놓일 경우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하고 있다"며 "이미 슈퍼에서 판매하고 있는 기존 품목들과 가격 경쟁이 불가피해 매출에 득이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박카스의 경우 사실상 약국 독점 판매였기 때문에 가격이 보호돼왔다. 하지만 약국외 판매로 이어질 경우 이미 슈퍼에서 판매되고 있는 비타500 등과 가격경쟁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광동제약의 경우 박카스는 피로회복제 성격이고, 비타500은 건강음료라 소비자층이 다르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향후 박카스의 슈퍼 판매 여부나 추이 등을 지켜본 뒤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앞서 보건복지부는 박카스 등 44개 일반의약품의 슈퍼판매를 허용키로 하고 그 명단을 15일 오후 공개했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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