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성, 문현구, 김현주기자] 이동통신 요금인하 방안이 다음 주께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수면 위로 드러난 한나라당발 통신비 인하 요구가 통신요금 정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18일 기본료를 낮추고 가입비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업계가 마련중인 '요금인하' 내용의 돌발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신용섭 상임위원으로부터 통신비 인하방안 보고를 듣고 "휴대전화 기본료를 낮추고 가입비는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정책위의장은 "국민 모두가 골고루 혜택을 받기 위해 기본료를 인하해야 한다. 통신회선 비용으로 망투자비용 회수가 끝난 현재 시점에선 기본료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휴대전화 가입비는 가입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불만이 많다"면서 "내년 안에 폐지할 수 있도록 치열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문자메시지(SMS) 무료화를 비롯해 정액요금제 재편, 실속형 선택제(DIY) 상품 출시 등을 주문했다.
◆요금TF, 요금제 개선 중심
방송통신위와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연구기관 등으로 꾸려진 통신요금TF의 요금인하 방안은 다음주중 발표될 예정이다.
방송통신위 고위 관계자는 "이번주는 당정협의도 어렵고, 통신사들로부터의 방안도 확인되지 않았다"며 '다음주쯤 위원회에 보고가 돼 공개가 될 것"이라고 확인하며 "지금까지의 일부 언론들의 보도는 모두 추측성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방송통신위와 통신업계는 가입비를 연차적으로 1만원씩 없애 3년 뒤에 완전히 없애는 방식, 문제 단말기만 이동통신사가 고유번호를 관리하는 블랙리스트 제도 도입, 스마트폰의 음성이나 데이터, 문자 등 월간 사용량을 선택하는 요금제 등을 집중적으로 검토해왔다.
여기에다 노인 및 청소년 요금제를 추가로 발표하고, 재판매 사업(MVNO) 도입을 통한 저렴한 요금상품 등장 등이 추가돼 요금이하 효과를 내도록 한다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최근까지만 해도 방통위 및 통신업계는 이같은 방향을 중심으로 요금인하 방향을 제시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통신사들의 순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영역은 통신사들의 극심한 저항으로 손대기 쉽지 않다"며 "방통위 역시 요금인하를 직접적으로 강제할 수 없다"고 말해 사실상 문자메시지 및 기본료 인하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 역시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통신요금이 단순 통화료가 아니라 손 안의 PC로 활용되면서 말하자면 복합문화비 성격이 많다"면서 "가입비나 기본료까지 내려야 하나"라고 말했다.
통신사들은 향후 4세대(4G) 투자 등을 고려해 일방적 요금인하만 요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갈길 바쁜 한나라당 기본료까지 언급
하지만 정책위 의장이 직접 기본료와 문자메시지 등을 거론하고 나서면서, 방통위나 통신사들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게 됐다.
통신사 관계자는 "방통위가 참여한 통신요금 전담반(TF)을 통해 협의에 적극 나서왔다"면서 "당정협의를 더 지켜볼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말을 아꼈다.
지난 4·27 보선패배와 과학밸트 갈등, 물가상승 등 악재를 거듭하고 있는 여당 입장에서는 통신요금 인하를 통해 민심을 돌려보려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주영 정책위의장의 언급은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라고 짧게 답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방통위가 가입비 폐지 또는 최소화, 기본요금 인하, 문자메시지 요금 무료화 등과 같은 대폭 인하된 이동통신 요금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논평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장치산업의 특성상 이동통신요금이 계속 인하되는 것이 정상적"이라며 "기존 검토했던 안을 넘는 대폭 인하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방통위 양문석, 김충식 상임위원은 "방통위원은 설치법에 정치적으로 중립성을 보장받는데도, 당에 먼저 보고하지 않고 언론에 (요금인하 방안을)흘렸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양문석 위원은 "(개인적으로)법적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호성기자 [email protected] 문현구기자 [email protected] 김현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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