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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뛰는 1등]LG디스플레이①FPR 3D패널


"'소비자를 생각한 3D'로 시장 판도 바꾼다"

[김도윤기자] "FPR 3D로 올해 3D TV의 70% 차지하겠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필름을 덧댄 편광안경(FPR) 방식 3D 디스플레이를 첫 선보일 때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한 말이다. 셔터글라스(SG) 방식 3D가 대세를 이루고 있던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가 FPR이라는 새로운 제품으로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그동안 편광안경식 3D는 비싼 가격으로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 했다. 이 속에서도 LG디스플레이는 FPR 카드를 준비하며 호흡을 고르고 있었다. FPR은 유리 대신 필름을 덧대는 방식으로 제조 원가를 약 4분의 1 수준까지 떨어뜨려 편광식 단점인 가격문제를 해결했다.

LG디스플레이의 FPR 개발은 경쟁업체와 같은 방식으로 승부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나온 기술이기도 하다. LG는 FPR을 통해 추격자가 아닌 선도자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권영수 사장은 FPR 3D에 대해 누누히 '소비자를 생각한 기술'이라고 강조한다.

FPR에는 남이 할 수 없는 제품 및 기술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권영수 사장, LG디스플레이의 철학이 녹아있는 셈이다.

실제로 FPR 방식 3D TV는 시장에서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중국에선 지난 4월 셋째주에 전체 3D TV 중 FPR 방식이 점유율 55%를 차지하며 권영수 사장의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는 중이다.

권영수 사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3D 디스플레이는 꼭 1등을 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3D 디스플레이 1등을 위한 무기가 FPR이다.

◆소비자의 건강을 생각하는 3D

3D TV는 TV의 새로운 흐름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그동안 비싼 가격, 불편한 안경, 화면 깜박거림으로 인한 어지럼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권영수 사장은 "FPR은 사람들이 3D를 볼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시 하는가를 고민한 끝에 만들어낸 기술"이라며 "제품이 아닌 사람을 먼저 생각한 기술이기에 소비자로부터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TV와 안경이 전자 신호를 주고 받는 셔터글라스 방식과 달리 깜박거림(Flicker) 현상이 덜해 오랜 시간 시청할 때 피로감이 덜하다.

또 안경에서 나오는 전자파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아이들에겐 특히 전자파로 인해 피해가 갈 수 있다"며 "전자파와 무관한 FPR 방식이야말로 건강을 생각한 3D"라고 말했다.

FPR 방식 안경은 또 셔터글라스 방식에 비해 무게가 가볍고 호환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FPR 안경 하나로 같은 방식을 적용한 TV, 모니터, 프로젝터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집에서 사용하던 FPR 안경으로 극장에서 3D 영화를 관람할 수도 있다.

또 디자인적으로도 활용 폭이 넓어 선글라스와 비슷하게 만들 수 있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선글라스 디자인의 3D 안경을 선보이며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FPR, 이미 대세"

최근 중국에선 FPR 방식 3D TV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AVC에 따르면 최근 들어 FPR 방식 3D TV의 비중이 셔터 글라스 방식 3D TV를 거의 따라잡았다. 노동절 기간 마지막에는 FPR 방식과 SG 방식의 점유율 차이는 3% 차이까지 줄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곧 있어 중국에선 FPR 방식 3D TV 점유율이 셔터글라스를 역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FPR 3D TV가 등장한 지난 1월에만 해도 FPR 방식의 점유율은 4%에 불과했다.

3월 들어선 30%를 넘었고 4월에는 50% 이상 점유율을 기록한 주간도 있다.

중국 주력 TV 제조사인 창홍, 하이얼, 하이센스, 콘카, 스카이워스, TCL은 이미 FPR 방식 3D TV를 출시하기로 한 업체다. 이 6개 업체의 중국 LCD TV 시장 점유율은 75%를 차지한다.

권영수 사장은 특히 중국 시장에 대한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 3월 이후 매달 중국을 직접 방문해 FPR 3D TV 판매 현황을 챙기고 있다.

중국 하이센스 매장 직원은 "하이센스 매장은 FPR 3D와 SG 3D TV를 같이 판매하고 있는데 체감 비중은 8대 2로 FPR 방식이 우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창홍 매장 직원 역시 "FPR 3D의 인기가 엄청나다"며 "37인치 FPR 3D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말했다.

권영수 사장은 FPR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애플 아이패드와 비교했다.

권영수 사장은 "애플은 수요가 아예 없던 태블릿PC 시장에 아이패드를 내놓으며 새 시장을 창출했다"며 "FPR이 나오면서 3D에 대한 TV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있는 시장에서 수요를 예측하며 사업을 하는 것보다 수요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해야 한다"며 "남이 할 수 없는 특화된 기술을 갖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진짜 승부는 하반기부터…전세계서 FPR 바람 불 것"

권영수 사장은 FPR 방식 3D를 처음 선보일 때부터 올해 하반기를 기대하라고 강조했다.

권영수 사장이 올해 목표로 잡은 점유율은 70%.

연초만 해도 올해 3D TV 시장 규모는 2천500만대로 예상됐다. 권 사장은 이 중 70%에 해당하는 1천700만 대를 FPR 3D가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다 FPR 3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망치를 높여잡았다.

LG디스플레이 정호영 부사장은 지난 4월 "지금 추세라면 올해 3D TV 시장 규모가 2천500~3천만대에 달할 것"이라며 "많게는 2천만대까지 FPR 3D가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셔터글라스 방식에 올인하던 소니까지도 최근 들어 FPR 방식 3D TV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FPR 방식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정호영 부사장은 "소니와 FPR 패널 공급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연내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에서 시작한 FPR 3D 열풍을 전세계로 번지게 하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권영수 사장은 "LG전자가 FPR에 올인 하고, 유럽에선 필립스가 하반기부터 FPR에 올일 한 것"이라며 "일본에선 도시바, 미국에선 비지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정도면 전세계에서 거의 다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생없이는 LG디스플레이도 없다

LG디스플레이는 협력사 부품 경쟁력이 LG디스플레이의 경쟁력이라는 인식을 갖고 상생과 관련한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투자 금액의 60~70%는 설비 및 장비를 구매하는 비용이다. 어느 제품보다도 부품 및 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게 디스플레이다.

그런 만큼 디스플레이 사업의 특성상 장비 및 재료를 공급하는 협력사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생산 공정의 효율과 품질을 좌우하는 열쇠가 제조 장비다. 장비와 부품은 디스플레이 생산원가 및 품질과 직결된다.

권영수 사장은 "어려운 경영 환경 가운데서도 LG디스플레이는 경쟁사와 차별화된 1등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며 "그 바탕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협력사가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07년 6월 LCD 업계 최초로 상생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협력회사와 함께 팀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상생 전문가'를 육성하고 상생 전담 부서 직원에 대한 체계적인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상생 전담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은 80명을 넘었다.

LG디스플레이는 보유하고 있는 핵심 역량을 협력회사와 공유하고 임직원을 파견해 협력사의 설비 관리, 검사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협력사와 제품 공동개발을 통해 장비 국산화 및 협력회사 수출 증대에 도움을 주고 있다.

4세대 LCD 라인의 경우 장비국산화 비율이 15%에 머물렀지만 8세대 라인에선 이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렸다.

권영수 사장은 "올해도 끝없는 도전이 예상되지만 동시에 LG디스플레이가 1등 회사가 되기 위해 협력사와 동반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오는 2015년까지 매출 1조원이 넘는 디스플레이 관련 장비 업체, 부품 소재 업체가 3~4곳이 나오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도윤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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