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지난 해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를 처음 들고 나왔을 때 사람들의 첫 반응은 시큰둥했다. "화면만 살짝 키운 아이폰 아니냐?"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하지만 아이패드는 출시되자 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몰고 왔다. 특히 영어권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엄청난 구매 열기를 보였다. 아이패드가 '콘텐츠 유료화'란 힘든 과제를 해결해 줄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과연 아이패드는 '새로운 읽기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을까? 도대체 사람들은 아이패드를 어떤 용도로 쓰고 있을까?
미국의 경제전문 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가 10일(현지 시간) 이런 질문을 담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자료를 위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자사 사이트 독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웹 브라우징 → 앱 사용'으로 이동 조짐
비즈니스인사이더는 6개월 전에도 똑 같은 조사를 실시했다. 따라서 6개월 사이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에 초점을 맞춰서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아이패드를 둘러싼 환경은 6개월 사이에 많이 달라졌다. 그 사이 좀 더 가벼우면서 성능은 업그레이드된 아이패드2가 출시된 것. 덕분에 애플은 6개월 사이에 1천만 대 가량의 아이패드를 더 팔았다. 그만큼 대중화됐단 얘기다.
이런 배경을 염두에 두고 비즈니스인사이더의 자료를 한번 살펴보자.
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아이패드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활동은 '웹 브라우징'이다. 전체 응답자의 36%가 웹 브라우징을 꼽은 것. 이메일이나 페이스북, 트위터를 한다는 응답자는 23%로 그 뒤를 이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사실 "아이패드는 화면만 커진 아이폰"이란 평가를 받을 만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미묘하긴 하지만 추세 변화에 눈을 돌리면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동영상 시청이나 게임을 즐긴다는 비중이 6개월 전에 비해 3~5%P 가량 늘어난 것.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다른 앱 사용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해 11월 조사 당시 17%였던 다른 앱 사용이 이번에는 21.59%로 크게 늘어났다.
물론 이런 조사 결과를 일반화하는 것은 다소 조심스럽다. 비즈니스인사이더 측이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조사했는지, 또 오차 한계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밝히지 않고 있어 자칫하면 확대 해석할 우려도 있다.
하지만 이번 결과를 토대로 아이패드가 나름의 용도를 찾아가고 있다는 해석을 조심스럽게 내려봐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다양한 영역의 콘텐츠 소비 활동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독서 습관 변화도 '눈에 띄네'
니먼저너리즘 연구소가 <더 데일리> 기사를 분석한 결과 역시 이런 주장을 뒷받침해 준다. 위 그림은 2월 초순부터 3월말까지 <더데일리> 기사를 트위터로 보낸 건수를 비교한 것이다. 비교 대상은 아이패드와 아이패드를 제외한 다른 디지털 기기용 앱이다.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아이패드와 다른 기기들의 시간별 활용 빈도는 뚜렷하게 차이가 난다. 파란색 부분으로 된 아이패드 앱에서 보낸 트윗 건수는 오전 8시 무렵과 오후 8시에서 10시 무렵에 가장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이 그림에서 연상할 수 있는 것은 뭘까? 바로 예전 종이신문 독서 습관이다. 컴퓨터나 인터넷이 지금처럼 대중화되기 전 많은 사람들은 출근 직전과 퇴근 이후 시간에 주로 신문을 읽었다.
이런 결과는 아이패드 이외 앱에서 보낸 트윗 건수와 비교해보면 뚜렷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아이패드 이외 앱에서 보낸 트윗 건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많이 생성된 것. 특히 점심시간 직전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을 알 수 있다. 주로 근무 시간 중에 많이 사용한다는 얘기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한 조수아 벤튼(Joshua Benton)은 "아이패드 앱을 통한 콘텐츠 소비가 예전의 신문 소비 성향과 놀랄 정도로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김익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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