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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하루키의 베스트셀러를 영화로 옮긴 <상실의 시대>


청춘의 기억이 아스라이 떠오른다

[박혜은(영화 저널리스트)] 1990년대 스무 살이 되면, 반드시 ‘그 작가’의 ‘이 소설’을 읽어야 하는 줄만 알았다. 이 소설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것만으로 방황하는 청춘인 양 감상에 젖었다. 이 소설을 모른 척하기엔 배짱이 필요했다. 은근히 무시하는 눈초리가 쏟아졌으므로. 그 작가의 이 소설은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아니 ‘노르웨이의 숲’이다. 1987년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이 출간된 이래 20여 년 간 36개국에서 번역됐고, 1100만 부가 팔려나갔다.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대 초반부터 무라카미 하루키를 비롯해 무라카미 류, 요시모토 바나나, 에쿠니 가오리, 츠지 히토나리 등 일본 작가들의 소설이 큰 인기를 끌었다.

그 중심에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있었다. 그의 작품들은 발간 족족 베스트셀러가 됐고, 그 와중에서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있었다. 이번에 영화로 만들어 진 소설의 원제는 ‘노르웨이의 숲’. 하지만 많은 독자들이 ‘상실의 시대’라는 한국제목으로 먼저 번역된 소설을 읽은 덕에 이후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원제로 소설이 재출간되었을 때, 하루키의 신작인 줄 알고 또 구입한 독자가 부지기 수였다.

영화 <상실의 시대>는 동명 소설 중에서도 주인공들의 가장 ‘빛나는 순간’에 집중한다. 소설은 39세의 와타나베가 비행기에서 비틀즈의 ‘노르웨이의 숲’을 듣다가 19세의 첫사랑을 떠올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영화는 ‘중년’ 와타나베의 이야기를 모두 걷어냈다. 대신 가장 친한 친구 기즈키의 죽음 이후, 와타나베(마츠야마 겐이치)가 기즈키의 연인이었던 나오코(키쿠치 린코)에게 빠져드는 과정과 새로운 여인 미도리(미즈하라 키코)에게 또 다른 설렘을 느끼는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한국에선 원제 ‘노르웨이의 숲’보다 ‘상실의 시대’를 기억하는 팬들이 많다는 판단이었을까? 트란 안 훙 감독의 영화 역시 한국에선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다. 1960년대 일본의 ‘전공투 세대(일본의 학생 운동 세력의 중심이었던 전학공투회를 경험한 세대)’청춘의 아스라한 기억을 일기 쓰듯 세심히 적어 옮긴 소설만큼이나, 영화 역시 꼼꼼하게 인물들의 감정을 꼼꼼히 담아낸다.

최근 일본 영화계의 차세대 주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마츠야마 겐이치의 와타나베는 소설 그대로 풋풋하고 무심하고, 키쿠치 린코가 연기한 나오코 역시 서늘하고 처연하다. 물론 지금도 하루키의 ‘청승’이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공감이 힘들겠지만, 그 시절 하루키의 소설을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였던 기억이 있다면 트란 안 훙 감독의 <상실의 시대>가 당신을 바로 그 시절로 돌려보내 줄 것이다. M

감독 트란 안 훙│출연 마츠야마 겐이치, 키쿠치 린코, 미즈하라 키코│개봉 4월21일

권상우, 성룡 동생 되다

권상우가 <용형호제> 시리즈의 3편 <12 차이니즈 조디악 헤즈>에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을 대표하는 배우이자, 할리우드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성룡은 권상우의 <말죽거리 잔혹사>를 보고, 그를 자신의 대표 시리즈인 <용형호제>에 캐스팅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알려졌다. 성룡의 러브콜은 지난 2010년부터 이어졌고, 권상우는 지난 4월1일 일본 대지진 피해자 돕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홍콩을 방문해 성룡과 만나 촬영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했다고 한다. 네 명의 주인공이 보물을 찾기 위해 중국과 두바이, 프랑스를 탐험한다는 내용의 이 영화에서 권상우는 네 주인공 중 한 명으로 출연할 예정. 성룡과 막역한 ‘형 동생’ 사이인 유승준도 출연을 타진하고 있다.

윤정희, 프랑스 문화훈장 받다

이창동 감독의 <시>에서 연륜의 힘을 보여준 중견배우 윤정희가 지난 5일 프랑스 문화부로부터 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를 받는 영광을 누렸다. 프랑스 문화부는 그녀의 16년 만의 복귀작 <시>가 프랑스에 소개되어 예술계 전반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며 “45년 연기 인생에 대한 경의를 바친다”고 훈장 수여 의도를 밝혔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윤정희의 남편 백건우 역시 2000년 프랑스 문화부로부터 같은 훈장을 수여한 바 있다. 한국 문화계의 저력으로 프랑스를 사로잡은 ‘위대한 부부’의 탄생이다.

소지섭, <회사원> 되다

영화를 향한 소지섭의 행보가 분주하다. 현재 송일곤 감독의 멜로 영화 <오직 그대만>을 촬영 중인 소지섭이 차기작 <회사원>의 출연을 결정했다. <회사원>은 마치 직장에 근무하는 성실한 회사원처럼 청부살인을 벌이는 냉혹한 킬러의 멜로를 그린 작품. <오래된 정원>의 조감독 출신인 임상윤 감독의 감독 데뷔작이다. 소지섭은 <오직 그대만>의 촬영을 마치는 대로, <회사원> 촬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박혜은(영화 저널리스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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