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기자] 국제 가격 상승으로 원유를 포함해 우리나라의 원자재 수입액이 증가하면서, 국내 제조업체의 생산비 증가와 함께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무역협회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원자재 수입액 증가세는 총수입액 증가세를 넘어섰다. 또 국내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원자재 수입비중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0년 원자재 수입액은 모두 8천157억달러으로 총수입액(1조6천48억달러)의 50.8%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2조4천946억원달러의 원자재를 수입, 총수입액(4조2천521억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8.7%로 늘었다.
같은 기간 원자재 수입액 증가(3.1배)는 총수입 증가(2.6배)를 추월했다. 또 지난 2000년 원유는 2천522억달러 어치를 수입해 원자재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15.7%)을 차지했으며 금속광물(480억달러,3.0%), 천연가스(388억달러,2.4%), 석탄(219억달러,1.4%)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수입은 원유(6천866억달러,16.2%), 천연가스(1천701억달러,4.0%), 금속광물(1천734억달러,4.1%), 석탄(1천313억달러,3.1%) 등도 수입이 모두 늘어, 2000년 대비 2.7배, 4.4배, 3.6배 각각 증가하면서 모두 총수입 증가세를 앞질렀다.
원자재 수입액 증가는 국제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지식경제부 수출입과는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01년∼2005년과 2006년∼2010년 기간 중 원자재 전체 수입 물량은 1.1%, 원유는 3.1% 각각 감소했으나, 수입액은 오히려 상승했다.
산업연구원은 이는 우리나라 산업이 수입원자재 중간투입률이 높은데 따른 것으로, 국내 산업의 생산구조가 수입원자재를 중간재로 많이 사용하는 구조로 변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산업에서 수입원료중간투입률은 2000년∼2008년 중 전체 산업이 13.1%에서 17.0%로, 제조업의 경우 21.9%에서 26.3%로 각각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입원자재 중간투입률도 같은 기간 전체 산업이(2.8%→5.1%)로 2.3%포인트, 제조업(5.1%→8.3%)이 3.1% 각각 올라갔다.
이로 인해 수입중간재의 원자재 의존도가 같은 기간 전체 산업(21.5%→29.8%)에서 8.3%포인트가, 제조업(23.3%→31.4%)에서 8.1%포인트가 각각 높아졌다.
한 경제전문가는 "여전히 우리나라 산업은 주요 수입원자재 가운데 원유의 비중이 월등히 높지만 천연가스·비철금속광물 등의 중간투입률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국내 원자재 가격 상승은 국내 기업의 생산비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내수 판매 가격에 반영돼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생산비 상승은 국가 경제 전반에 물가상승을 가져오는 '비용인상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분기 우리나라 원유수입은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재고 및 석유제품의 수출수요 증가 등으로 전년 동기대비 13.3% , 전기대비 1.5% 각각 늘었다 .
또 석유제품의 국내 소비는 2010년 이후 지속된 석유화학산업의 호황과 경기회복으로 전년 동기대비 증가(3.1%↑)한 반면, 지난해 하반기 지속적인 유가 상승으로 전기 대비 국내 소비량은 감소(-2.5%)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수남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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