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삼성전자 실적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LCD 사업부와 TV를 포함한 디지털미디어 사업부 실적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LCD 값 하락에 세트 부문의 글로벌 경쟁격화 및 수요위축에 따른 판가하락 등 여파가 컸던 것으로풀이된다.
그나마 스마트폰 확대 등에 따른 수혜로 반도체가 예상치에 부합한 수준을, 무선사업부가 기대보다 좋은 실적을 내놓으면서 전체 영업익은 3조원을 소폭 밑도는 데 그쳤다.
29일 삼성전자는1분기 매출 36조9천900억원 영업이익 2조9천5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3%나 감소했다. 분기 영업익은 지난 2009년 2분기 2조6천700억원(IFRS 적용) 이래 7분기 만에 최저치다. 분기 영업익 3조원에 제동이 걸렸다.
◆반도체 '끌고'-통신하락? 우려 '불식'
반도체 부문과 통신 부문이 기대만큼의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하며 실적 하락을 방어했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용 반도체 및 관련 세트 수요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반도체는 비수기 속에서도 미세공정 전환을 통한 원가 경쟁력강화와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매출 9조1천800억원, 영업익 1조6천4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전년보다 매출은 12% 늘었지만 영업익은 16% 가량 떨어졌다.
D램의 경우 30나노급 공정 비중이 늘고 모바일/서버 등 고부가제품 판매를 강화했다. 낸드 플래시도 20나노급 공정 전환 가속화와 스마트폰, 태블릿, SSD 등의 수요가 견조해 수익성이 올라갔다.
시스템LSI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시장의 성장으로 모바일향 AP, 고화소 이미지 센서 등 주요 제품을 포함해 전 제품군의 매출이 성장했다.
휴대폰을 포함한 통신부문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소폭 웃돌았다. 매출은 10조6천400억원, 영업이익은 1조4천30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휴대폰 매출은 10조1천400억원에 달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19%, 영업익은 31%나 늘었다. 휴대폰 매출도 18% 가량 늘어난 규모. 판매량도 약 7천만대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선방했다.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늘면서 매출과 수익성 모두 호조를 보인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13.5%로 지난 4분기 11.9%, 지난해 12%를 웃돌았다. 휴대폰 부문에 대한 시장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스마트폰은 갤럭시S를 중심으로 하이엔드부터 매스 모델까지 판매가 본격화 되면서 지난 분기 대비 16% 판매가 늘어나 평균판매단가(ASP)상승과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다.
네트워크 사업은 국내외에서 LTE 사업이 확대되고 국내에서 3G망업그레이드가 계속되면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LCD-TV 성장세 '적신호'
반면 LCD와 TV 등 부문은 지난 4분기에 이어 이번 1분기에도 실적에 부담이 됐다.비수기에 업황 악화 등 여파가 우려보다 컸다는 방증이다.
실제 LCD 사업부 1분기 매출은 6조5천100억원, 영업이익은 2천3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5% 줄었고, 영업익은 2년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가 1천억원대 였음을 감안하면 이를 밑도는 수준이다. 더욱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지분법 이익이 1천억원대를 웃돌았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실제 영업적자 규모는 3천억원대를 웃돈다는 얘기다.
이같은 부진은 패널가 하락에 TV 부문의 수요 둔화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선진시장 정체, 중국 시장 성장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패널 수요가 감소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TV용 패널의 경우 수요가 전분기 대비 줄고, 판가도 지속적으로 하락했으나, 고부가 제품인 LED TV 패널의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10% 후반대 이상 늘었다. 특히 태블릿 패널은 전분기 대비 30% 후반대의 판매량 증가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패널 부문은 LCD 패널의 판가하락 등으로 매출이 줄었고 신공정 도입에 따른 가동율과 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TV를 포함한 디지털 미디어&어플라이언스(DM&A)는 지난해 3분기 이후 3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DM&A 1분기 매출은 13조5천200억원, 영업이익 1천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5% 늘고 영업익은 전년보다 크게 줄었지만 지난 3분기 이후 이어지던 적자기조를 3분기만에 벗어났다.
실적 악화가 이어졌던 생활가전 사업부 실적이 개선된 게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생활가전사업부 매출은 지난해보다 13% 늘었다. 반면 TV를 포함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매출 증가는 1% 에 그쳤다.
평판TV 판매량은 880만대로 지난해 1분기 840만대에 비해 소폭 늘었지만 전년도에 비해 성장세는 크게 꺾였다. 수요 둔화, 업체간 경쟁 심화에 따른 판가 하락 여파로 풀이된다.
다만 신흥시장에서 LED TV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20% 증가하는 등 LED TV와 3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어나 이익을 실현하는 등 경쟁업체에 비해 선방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생활가전 사업은 CIS, 중남미 등 신흥시장 판매 호조와 유럽지역에서의 양문형 냉장고, 드럼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의 경쟁력 강화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늘었다.
삼성전자는 "DM&A는 계절적 비수기와 업체간 경쟁심화로 인한 판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늘어나고 생활가전 호조로 실적이 전분기 대비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2분기 녹록치 않아"…2분기 눈높이 낮아지나
2분기 상황도 녹록치 않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1분기를 바닥으로 2분기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분기 영업익 3조원대 회복 등 턴어라운드에 대한 여전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1분기 바닥 확인이 주요 포인트인 셈이다.
실제 이번 1분기가 일본 지진, 중동 사태, 원자재 가격 상승, 유럽 재정위기 등 불안한 글로벌 경기 에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으로 주요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어려운 환경이었다면 2분기 역시 만만찮은 상황이 우려된다.
그나마 최근 발생한 일본 지진사태와 관련해서는 주요 부품 재고를 확보하는 한편, 거래선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글로벌 수요회복 속도가 관건인 것.
삼성전자는 "2분기도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제품의 신제품 출시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어려운 경영 여건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부문은 D램과 낸드 플래시 사업에서 공정전환 가속화를통해 지속적인 원가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패널 부문은 TV 패널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보급형 LED와 3D 패널의 판매도 늘려 나갈 계획이다.
통신은 2분기에 글로벌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2 판매를 전세계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바다(bada)' 플랫폼 탑재 신제품 출시와 북미 4G 스마트폰 모델 확대 등으로 스마트폰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또, 갤럭시탭 10.1의 글로벌 출시 등으로 태블릿 시장 성장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TV 사업은 선진시장에서는 프리미엄 TV 제품 판매 비중을 높이고, 신흥시장에서는 시장 특화형, 보급형 모델의 판매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스마트TV 전용 어플리케이션 확대 노력 등을 통한다양한 콘텐츠 확보로 '스마트TV=삼성'이라는 공식을 확고히 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부품부문에서의 원가경쟁력 제고와 프리미엄급 제품 확대 등으로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1분기 설비투자비용(Capex)은 5조5천억원으로 연간 계획(23조원)기준 집행률은 24% 수준이었다. 올해 시설투자 계획은 연간 계획에 따라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시장상황에 따라 일부 증가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박영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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