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구기자] '4.27 재보궐 선거'의 최대 격전지이자 민심의 '바로미터'로 평가된 '분당乙'.
바로 이곳에서 '제1 야당'인 민주당의 대표 손학규 후보가 집권여당 후보로 나선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를 꺾었다. 이변일 수도 있는 승리이다. 분당 지역은 강남 3구(서초, 강남, 송파)와 함께 중산층 이상이 대거 밀집해 전통적으로 여권 성향으로 분류돼 온 곳이다.
여기에서 야당 후보가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말이 안 나올 수 없다. 손학규 당선자가 민주당 대표이자 정치 거물이긴 하지만 지역 출신도 아니고 '민심'의 방향을 쉽사리 끌어올 배경도 크게 없었다.
하지만 '분당乙' 유권자들은 한나라당 대신 민주당을 택했다. 이러한 결과에는 많은 분석이 따르겠지만 그동안 선거운동 현장 등에서 만난 이 지역 유권자들의 민심을 종합해 볼 때 '경제 문제'가 상당한 이슈로 떠올랐다.
이른바 '민생苦' 문제가 '분당乙'도 비껴가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고유가, 고물가, 전세난 등 서민 경제의 어려움을 집권당인 한나라당이 제대로 해결해가지 못하는 모습에 염증을 느꼈다는 얘기도 나온다.
선거 당일인 27일 오후 정자동에서 만난 50대 한 주부는 "예전에는 이곳 주공 아파트 같은 경우 25평형대의 전세가가 1억5천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2억5천만원에서 3억원 가량 수준이다"며 "젊은 사람들이 뒤집으려 하지 않겠나. 월급 몇 푼 탄다고..."라고 말했다.
여기에 투표일을 눈앞에 두고 불거진 건강보험료 '폭탄' 문제 등이 직장인들의 민생苦에 불을 붙였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날 투표장에는 젊은 층의 유권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투표율이 50% 가까이 '고공행진'하기도 했다. 표심으로 변화를 요구한 것이다.
'못 살겠다 갈아보자'라는 옛 정치 구호가 2011년 4월 '분당乙'에서 재현되는 순간이다.
분당=문현구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최규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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