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가 모바일게임 산업 진흥을 이유로 모바일게임에 한해 셧다운제 적용을 2년 유예하기로 합의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설 오픈마켓 사업자 애플과 구글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게임물을 유통하는 민간 사업자가 게임물등급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쳐 자체적으로 등급분류를 할 수 있게 하는 조항이 포함된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이 지난 5일 공포돼 오는 7월 6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애플과 구글이 게임 카테고리를 폐쇄하는 이유로 내세웠던 사전심의제라는 걸림돌을 피해갈 수 있는 방안이 생긴 셈이다.
그러나 애플 측은 "확실하게 정해지기 전까지는 어떤 입장도 표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구글도 마찬가지다. 구글 코리아의 정김경숙 상무는 "게임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시점이 7월 초로 그 때까지는 관계부처와 협의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김경숙 상무는 "국내 이용자들에게 모든 서비스를 최적의 상황에서 제공해야 하는 것과 동시에 국내법을 준수하면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며 "국내법과 협의를 통해 접점을 찾아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문화부-여가부 시행령 주체 두고 대립…불씨 여전"
모바일게임의 셧다운제 적용 가능성은 게임법과 청보법이 통과된 이후에도 여전히 불씨가 남아있다.
21일 문방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게임법 개정안에는 게임중독의 우려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게임물을 법으로 정의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 포함돼 있다.셧다운제의 대상이 되는 플랫폼은 하부 법령인 대통령령으로 명시하게 된다. 문화부와 여가부가 합의한 '모바일 플랫폼에 한해 2년 유예하는 안'은 근거조항을 마련했을 뿐이다.
이와 관련, 문화부 관계자는 "시행령의 주체를 두고 여가부와 다시 대립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연령등급 시스템 없어…국내법 준수 난관
게임법 관련 주무부처인 문화부와 게임물등급위원회는 현재 7월 법안 시행을 앞두고 등급분류를 할 수 있는 민간 주체의 자격 등을 규정하는 시행규칙을 제정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자격요건은 규정이 아닌 계약에 가까운 사항들이다"라고 설명하며 "기업규모, 등급분류를 관리할 수 있는 책임자가 몇명 있는지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해서만 요건으로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경우, 자체적인 연령등급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게임 카테고리를 개설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구글은 연령등급이 아닌 상·중·하로 유해콘텐츠 등급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를 게임위 등에서 어떻게 인정할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 가능성이 있다. 정책적인 판단은 본사의 결정에 따르기 때문에 국내법과의 조정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애플·구글 등급분류 부담 떠안을까
이런 난관들 때문에 법적 토대가 마련됐어도 애플·구글이 등급분류라는 책임을 떠안지 않고 여전히 오픈마켓 카테고리를 폐쇄 상태로 방치할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 보인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번 게임법 개정안은 완벽하지 않지만 자율 등급분류의 초시라고 볼 수 있다"며 "현재 게임 카테고리가 없는 상태에서 해외 계정을 만들어 이용하는 사람들의 충성도가 훨씬 높은데도 불구, 애플이나 구글이 게임위의 시행규정을 받아들이는 부담을 질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도 "민간에서 자율을 외치면서도 자율 뒤엔 엄청난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율등급 분류 주체의 재정능력 뿐 아니라 책임을 질 능력·공정성을 답보할 수 있는 규칙을 제정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계현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