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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DD 사업 매각설, 잘 나가는 SSD 때문?


삼성 SSD 시장 적극 공략…씨게이트도 WD와 경쟁 위해 삼성 HDD 필요해

[박웅서기자] 웨스턴디지털(WD)이 히타치의 HDD 사업 부문 히타치GST 인수를 결정한 데 이어 삼성전자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사업부문도 매각설이 나돌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가 신성장 사업분야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 HDD 사업부문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CNBC가 삼성전자와 세계 2위 HDD업체 씨게이트 테크놀로지가 합병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합병'이 '매각'으로 바뀐 것이다.

매각 금액은 15억 달러 수준으로, 인수 기업 역시 씨게이트가 거론됐다. 10억 달러 이하로의 정리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리도 확인 중에 있다"며 말을 아꼈다.

◆HDD 대체하는 SSD에 주력…수순?

업계에서는 매각설의 이유로 SSD의 급성장을 꼽는다. 실제로 삼성전자 역시 최근 HDD보다는 SSD에 힘을 쏟는 모습을 보여 왔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의 낸드플래시 제조업체로, 특히 낸드플래시 기반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는 삼성전자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제품. 차세대 저장장치인 SSD가 성장하면서 HDD를 대체하고 있어 둘 중 하나의 선택이 불가피해 진 셈.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일반 소비자용 SSD 사업을 시작했으며, 출시 2개월만에 누적 판매량 1만대를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40나노급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200GB 대용량 SSD 양산에 들어갔다.

지난 1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김명호 상무는 "태블릿PC 등장으로 노트북이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서 2013~2014년에는 SSD가 들어가는 비중이 20%까지 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도 전세계 서버 및 스토리지향 SSD 시장이 지난 2009년 32만개, 4억 9천만 달러에서 오는 2014년까지 630만개, 36억 달러 규모로 7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HDD 출하량은 감소세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는 지난 3월 올해 1분기 전세계 HDD 출하량이 1억6천90만대로 전분기 대비 3.9%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인수 기업으로 거론된 씨게이트의 현상황도 이번 매각설을 뒷받침한다. 지난달 WD가 일본 히타치제작소의 HDD 사업부문인 히타치GST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

현재 전세계 HDD 시장에서는 출하 대순 기준 31%의 점유율로 WD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9%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씨게이트가 2위이며, 각각 18%와 11%의 점유율로 히타치GST와 삼성전자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WD는 히타치GST 인수를 통해 전세계 시장 점유율을 50% 가까이 차지하게 된다. 2~3% 내외의 점유율로 치열한 1위 경쟁을 해왔던 씨게이트보다 한발 크게 앞서게 된 셈이다.

씨게이트가 WD에 뒤지지 않고 경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HDD 업체 인수가 필수 불가결하다. 씨게이트가 11%의 점유율의 삼성전자 HDD사업을 인수하게 되면 이 격차를 상당 부분 줄이는 게 가능하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HDD업체들의 인수합병을 당연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아이서플라이 한 애널리스트는 "HDD는 성장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M&A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박웅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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