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대부분의 말기 암환자가 완화의료 서비스를 받지 않고 극심한 고통 속에 임종을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는 2010년 말기암환자 정보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약 7만명의 암 사망자 가운데 완화의료 전문기관에서 서비스를 받은 말기 암환자 수는 6564명으로 전체의 9%에 불과했다고 14일 밝혔다.
말기 암환자 10명 중 1명만이 완화의료 서비스를 통해 고통을 덜어주는 '품위 있는 죽음'을 맞는 셈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09년 기준 암사망자를 포함한 전체 사망자 245만명 가운데 41.6%인 102만명이 완화의료서비스를 이용했다.
완화의료란 통증과 증상의 완화를 포함한 신체적, 심리사회적, 영적 영역에 대한 종합적 평가와 치료를 통해 말기 암환자와 그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목적의 의료 서비스를 말한다.
이런 완화의료 서비스는 환자의 고통을 크게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완화의료 전문서비스 이용자를 조사한 결과 입원 1주일 만에 통증도는 2.8에서 2.1로 완화됐다. 또 완화의료 전문기관의 치료 만족도도 84.7%로 기존 의료기관(63.9%)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완화의료 전문기관 이용 경로는 공식 진료 의뢰 없이 환자가 직접 방문하는 경우가 44%로 가장 많았고, 퇴원 사유 중에는 사망비율이 70.3%로 가장 높았다.
완화의료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의식 역시 달라지고 있다.
국립암센터가 지난 2008년 16개 시도 성인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치료 불가능하고 점점 악화되는 질병에 걸리면 완화의료를 이용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84.6%로, 2004년 57.4%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TV 드라마 등 방송과 언론에서는 치료가 어려워진 환자들에 대한 돌봄과 사회적 지원 내용은 여전히 많지 않았으며, 등장인물의 고통스럽고 불행한 모습들을 부각시키는 게 대부분이라고 암센터는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립암센터는 말기암에 대한 국민 인식개선을 위해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방송·언론인을 대상으로 '완화의료 및 품위 있는 죽음 알리기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진수 원장은 "이번 행사가 완화의료의 필요성과 관련 정보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말기암 환자의 마지막 삶 또한 행복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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