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성 삼성전자 대표가 평소 강조해온 '카메라'사업에 대한 자신감이다. LED TV와 함께 대표적인 혁신제품으로 듀얼뷰 디지털 카메라를 꼽을 정도다. 실제 카메라 사업은 삼성전자가 차기 세계 1위를 노리는 전략제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1등 효과를 살리고 연관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점도 삼성이 카메라에 주목하는 이유다.
사실 삼성은 광학 및 카메라 분야에서 이미 30여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과거 삼성정밀이 필름카메라 사업을 시작한 때가 지난 1979년.
1984년 삼성 카메라 독자모델 'AF-A'를 개발했으며, 1997년 디지털 카메라 'SSC-410N'을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2009년에는 삼성테크윈에서 디지털 카메라 부문이 분사해 삼성디지털이미징 주식회사가 설립됐다. 그리고 지난해 4월 삼성전자로 흡수 합병됐다.
현재 삼성전자 디지털 이미징 사업부는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와 미러리스 카메라, 디지털 캠코더를 개발, 생산하고 판매하는 국내 유일의 광학 및 카메라 전문업체다.
삼성 카메라의 저력은 최근 시장 트렌드가 미러리스 카메라쪽으로 넘어오면서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실제 미러리스 카메라는 전세계 카메라 시장에서 향후 DSLR을 뛰어넘을 혁신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도 미러리스 카메라가 앞으로 2년 뒤인 오는 2013년 1천288만2천대의 수량을 기록, DSLR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러리스 카메라 최초로 APS-C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NX10과 NX100을 시장에 내놓았다. 이어 올해초 NX11을 출시하며 미러리스 제품 라인업을 착실히 구축해 나가고 있다. 올 가을께는 후속모델 NX20과 NX200이 출격을 준비 중이다. 렌즈군도 현재 5개에서 올해 말까지 총 10개로 늘어난다.
삼성전자 디지털 이미징 사업부가 올 상반기에만 선보인 신제품은 모두 14종이 된다.
◆카메라 한대에 전자·계열사·협력사 기술 결집
삼성전자는 카메라의 바디 외관은 물론 렌즈, 이미지 센서, 화상처리엔진, 배터리 등 카메라에 들어가는 부품 대부분을 자체 생산한다.
물론 사용되는 부품들은 모두 최고급이다. 카메라의 메인 LCD 패널로 일반 TFT-LCD보다 3천배 이상 빠른 반응과 낮은 전력 소비를 자랑하는 AMOLED가 사용됐을 정도다.
실제 삼성 카메라에 들어가는 이미지 센서와 화상처리엔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서, 배터리와 액정 패널은 각각 삼성 SDI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에서 만든다.
삼성의 최첨단 기술력이 총 결집된 제품이 바로 카메라다. 그만큼 연관효과도 클 수 밖에 없다. 카메라 한대가는 세트를 만드는 삼성전자, 카메라 내부에 탑재되는 부품을 제공하는 계열사들, 그리고 각각의 계열사에 납품하는 중소 협력업체들의 성장까지 견인하는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협력업체와 거래선, 그리고 엔드유저 등 모든 고객이 삼성의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각자의 꿈을 실현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에는 2012년 디지털카메라 사업 일류 달성을 위한 총력체제를 구축, 세계 최고의 카메라 전문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제품과 기술의 혁신 및 프리미엄 마케팅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NX 시리즈' 삼성 카메라 전성기 열다
그 중심에 위치한 게 삼성전자의 미러리스 카메라 NX 시리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CES 2011에'서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 NX11을 첫 선보였다.
NX11은 삼성전자의 기존 모델 NX10과 NX100의 장점들이 결합돼 탄생한 제품. 바디 외관은 DSLR을 닮아 뛰어난 그립감을 선사하는 NX10의 디자인이 계승됐다. 물론 그립부의 패턴이 변화하는 등 추가적인 인체공학적 설계가 추가됐다.
DSLR 카메라에 사용되는 APS-C 규격의 1460만 화소 대형 CMOS 이미지 센서가 탑재됐으며, 후면의 메인 디스플레이는 3인치 AMOLED를 채용했다. 자체 개발한 첨단 오토 포커싱(AF) 알고리즘은 AF 속도를 기존 모델 대비 15% 가량 단축해냈다. 제품 크기는 폭 12cm와 두께 3.9cm, 무게는 353g으로 휴대성 또한 뛰어나다.
아울러 NX100에서 처음 적용된 'i-펑션(i-Function) 렌즈'가 NX11에 채용됐다. NX10도 펌웨어 과정을 거치면 i- 펑션 렌즈를 사용할 수 있지만, NX11은 메뉴 다이얼 안에 파노라마 모드, 사운드 캡처 모드와 함께 i-펑션 렌즈를 지원하는 렌즈 우선 기능을 아예 포함시켰다.
파노라마 모드는 카메라를 한 방향으로 움직이며 넓은 화각의 풍경·단체 사진을 촬영한 후 한 장의 사진으로 연결해 저장하는 방식. NX11에서는 파노라마 모드 설정 후 셔터 버튼을 누른 상태로 카메라를 움직이기만 하면 촬영이 가능한 원 푸시 & 스윕 기능을 채용했다.
사운드 캡처 모드의 사운드 픽처 기능은 사진을 촬영할 때 음성파일을 함께 저장해주는 기능이다. 모드 설정 후 주변 상황을 녹음하다가 셔터를 누르면 촬영한 시점의 전후로 5~10초 가량의 오디오가 녹음된다. 녹음된 파일은 사진 감상시 함께 재생된다.
이외에도 삼성전자의 콤팩트 카메라에서 선보여 큰 호평을 받은 스마트 필터 기능도 NX11에 보강됐다. 스마트 필터 기능은 ▲피시아이(어안 렌즈로 찍는 효과) ▲미니어처(피사체를 축소 모형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 ▲디포그(안개 걷힘) ▲하프톤 도트 필터(사진을 점으로 표현하는 방식) ▲소프트 포커스(뷰티샷과 유사, 사진 전체를 화사하게 만들어 주는 효과) 등을 구현해준다.
NX11 외에 기존 제품들도 역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출시됐던 미러리스 카메라 NX10과 NX100은 올 초 영국의 사진전문 주간지 아마추어 포토그래퍼가 개최한 AP 어워드 2011에서 올해의 카메라상을 수상했다. i-펑션 렌즈 역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당시 AP 어워드는 "삼성전자의 NX 시리즈는 렌즈교환식 카메라 분야의 탁월한 제품으로 사용 편의성이 뛰어나고 사진품질이 우수하다"며 "한손에 쏙 들어오는 바디와 그립감, 이미지 품질 등 흠잡을 데 없는 카메라"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광학의 삼성' 있게 한 i-펑션 렌즈
삼성전자는 제품 디자인을 나눠 NX 시리즈 라인업을 꾸려 나가고 있다. DSLR을 닮은 NX10/11 라인과 콤팩트 카메라를 닮은 NX100 라인을 모두 유지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가장 큰 경쟁력은 렌즈군. 삼성 카메라도 렌즈군들이 점차 구색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 급기야 '광학의 삼성'이라는 칭찬이 나올 정도다. 실제 30mm F2.0 렌즈나 20mm F2.8 렌즈는 NX 카메라 사용자들이 꼭 소지해야 할 필수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이다.
특히 i-펑션 렌즈를 보면 카메라 시장 공략에 대한 삼성전자의 강한 집념을 읽어낼 수 있다.
i-펑션 기능이 탑재된 렌즈군은 지난해 9월 홍콩에서 열린 NX100 출시 발표회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 렌즈들은 2008년에 이미 개발을 마친 후 1년 이상의 지속적인 튜닝 기간을 거쳤다고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의 독자기술로 개발한 i-펑션 렌즈는 세계 최초의 기능 조절 렌즈다. i-펑션 기능은 ISO(감도)·EV(노출)·WB(화이트밸런스)·셔터스피드·조리개 값 등 카메라의 각종 설정을 렌즈에 위치한 버튼 하나로 손쉽게 변경할 수 있게 해준다.
사용자들은 i-펑션 버튼을 누르고 렌즈의 초점링을 돌려 원하는 값을 설정한 뒤 셔터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NX용 교환렌즈는 현재 5개가 출시돼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2011년 라인업 5종을 추가로 공개했다. 새로 발표된 렌즈들은 모두 i-펑션 기능을 지원한다.
기존에 나와있던 렌즈군은 ▲20mm F2.8 광각 단초점 렌즈 ▲30mm F2.0 표준 단초점 렌즈 ▲20-50mm F3.5-5.6 ED 표준 줌 렌즈 ▲18-55mm F3.5-5.6 OIS II 표준 줌 렌즈 ▲50-200mm F4.0-5.6 OIS II 망원 줌 렌즈 등이다. 이 가운데 30mm F2.0 표준 단초점 렌즈를 제외하고는 모두 i-펑션 렌즈다.
아울러 올해 새로 출시될 렌즈군은 ▲16mm F2.4 광각 단초점 렌즈 ▲60mm F2.8 마크로 ED OIS 마크로 렌즈 ▲85mm F1.4 ED SSA 중망원 렌즈 ▲16-80mm F3.5-4.5 ED OIS II 광각 줌 렌즈 ▲18-200mm F3.5-6.3 ED OIS 슈퍼 줌 렌즈 등이다.
삼성전자는 추후에도 차별화된 성능과 사용자 요구를 반영한 교환식 렌즈를 지속 출시해 초보 사용자부터 전문 사용자들까지 NX 시리즈를 폭넓게 쓸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삼성 카메라, 목표는 '1등'
삼성전자 디지털 이미징 사업부는 올해와 내년 디지털 카메라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 디지털 이미징 사업부는 삼성전자와의 합병으로 인해 기존 사업부문과 효율적으로 통합,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생산과 판매·마케팅이 따로 이뤄졌던 구조를 개선해 하나로 일원화된 전략을 펼칠 수 있게 된 것도 이에 해당한다.
물론 30여년간 카메라 사업을 통해 축적된 광학 기술과 디지털 화상처리, 네트워크 기술 등은 삼성 카메라의 든든한 밑바탕이다.
지난해 4월 흡수 합병을 결정하며 삼성전자는 박상진 부사장을 삼성 디지털 이미징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그만큼 디지털 이미징 사업부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다.
현재는 지난연말 삼성SDI로 자리를 옮긴 박사장의 뒤를 이어 '전략기획통'으로 불리는 전 무선사업부 지원팀장인 정현호 부사장이 새 사업부장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 디지털 이미징 사업부는 지난해 12월 경북 구미시의 삼성전자 구미2공장으로 이전, 올해 1월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1만5000㎡에 지하 1층, 지상2층 규모로 꾸려진 이곳은 디지털 카메라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사업장이다. 약 450여명이 근로자가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미사업장을 중심으로 광학기기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으로 확대, 향후 휴대전화·반도체와 함께 삼성의 대표 제품군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삼성디지털이미징의 연매출 규모는 1조원대. 2~3년내 5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반도체와 TV를 세계 1위 제품으로 키운 노하우와 유통망을 바탕으로 디지털카메라 사업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20%의 톱티어 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박웅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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