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국민의 기대는 민주진보 세력이 하나가 되라는 것이다.(손학규 대표)", "손학규 대표가 제1야당 대표로서 다른 야당을 잘 보듬어야 한다.(유시민 대표)"
22일 야권의 두 잠룡이 만나 쏟아낸 발언은 4.27 재보선에 대한 두 후보의 미묘한 입장차를 보여준다. 현재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은 4.27 재보선 김해을 후보 단일화 방안을 두고 한 치도 양보 없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손 대표는 이날 시종일관 하나를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국민의 기대는 야권 민주진보세력이 하나가 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권 교체도 강조했다. 그는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시대 흐름을 제대로 보느냐"며 "정권 교체라는 것은 이 시대의 가장 엄중한 사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시민 대표는 "야권도 집권 자체가 최고의 선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어떻게 하면 국가를 훌륭하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 각자가 가진 장점을 가지고 힘을 모아가면 가능하다"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유 대표는 또 "내년에 정권 교체를 못하면 큰일이다. 그러니 손학규 대표가 큰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말했다. 2012년 야권연대를 위해 4.27 재보선에서 제1야당이 큰 틀의 양보를 해야 한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두 대표는 모두 4.27 재보선에서 쉽게 양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손학규 대표는 전남 순천 무공천 결정 이후 상당한 당내 반발에 직면해 있다. 호남 출신 의원들 사이에서 4.27 재보선에서 패배한다면 손 대표에 대한 책임론을 물을 것이라는 격한 목소리도 나온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자당 소속 의원 지역구인 김해을마저 양보한다면 심각한 당내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유시민 대표는 손학규 대표보다 더 절박하다. 유 대표는 이미 4.27 재보선을 원내 진출의 호기로 보고 '올인'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유 대표가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김해을을 누비고 있는 상황에서 이봉수 후보가 야권 후보조차 되지 못한다면 국민참여당의 존재감이 희미해질 수 있다. 이는 야권의 대표주자인 유 대표에게도 상처가 된다.
현재 막판 접점을 찾고 있는 야권연대가 22일 시한을 맞은 가운데 핵심인 김해을을 사이에 둔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의 입장은 이처럼 크게 다르다.
이날 서로 '하나'를 강조한 양당이 막판 장애물을 극복할지 의문시되는 이유다.
<사진설명=손학규 민주당 대표(왼쪽)가 22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로 신임 인사차 방문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와 웃으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 민주당)>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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