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우리 제품이 삼성보다 좋습니다."
삼성전자에 대한 견제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LG전자, 엡손, 소니 등 여러 업체들이 잇따라 삼성 제품에 대한 비교 시연을 벌이고 있다.
비교 시연은 보통 경쟁 제품이 업계 1위를 하고 있을 때 경쟁 업체들이 진행한다. 기술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미다.
기술력 경쟁이라는 큰 틀은 그대로다. 그러나 이번에는 삼성 제품이 2위인데도 추격에 제동을 걸기 위해 1위 업체가 비교 시연을 벌이는 경우도 심심찮다. 같은 제품이라도 전혀 다른 방식을 들고 나와 삼성보다 우위에 있음을 주장한다. 그야말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
제품군도 3D TV, 프린터(복합기), 캠코더 등 다양하다. 각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전자제품이 비교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LG·엡손·소니 vs 삼성전자 "비교는 숙명?"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지난달 연달아 3DTV를 출시했다. 삼성전자의 셔터안경식(SG)과 달리 LG전자는 새로운 편광안경식(FPR) 3DTV를 출시하며 기술방식 경쟁이 불거졌다. 기술방식 논쟁은 비교시연 공방으로 이어지다 결국 양측이 '공식기관을 통한 검증'으로 일단락 되는 듯 싶더니 법정다툼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비교시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프린터와 캠코더 부문까지 확전되는 양상이다.
한국엡손(대표 쿠로다 타카시)은 지난 3일 2011년 프린터 신제품 5종을 출시했다. 특히 엡손은 이날 선보인 모노 잉크젯 프린터 'K200', 오피스용 '미 오피스 82WD'를 삼성전자의 레이저 프린터와 비교 시연했다. 잉크젯 프린터는 레이저 제품보다 느리다는 통념을 깨뜨리겠다는 게 엡손의 주장이다.
실제 엡손은 경쟁사(삼성전자) 제품의 속도가 50% 더 느리다고 지적했다. 엡손 마케팅팀 김대연 차장은 "고품질 모드에서 출력할 때에도 엡손 제품이 2배 가량 더 빠르다"며 "레이저 프린터가 더 빠르다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지비 역시 3년간 사용시 엡손 제품이 177만원 가량 절약된다"고 덧붙였다.
엡손의 삼성 견제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엡손은 지난해 9월에도 삼성전자를 겨냥한 비교시연을 펼친 바 있다.
삼성은 레이저 프린터 1위 업체다. 반면 엡손의 주력 제품은 잉크젯. 이러한 점에서 엡손의 삼성 견제는 프린팅 시장이 레이저 중심으로 재편되는 현 상황에서 '레이저'에 대한 '잉크젯'의 견제로 보는 시각이 더 적절하다.
지난 15일 소니코리아(대표 이토키 기미히로)의 신제품 발표회에서도 소니 캠코더의 영상과 'S사 주력모델'의 영상이 나란히 재생됐다. 'S사'란 삼성전자를 뜻한다.
이 자리에서는 스테디샷, 야간촬영, 광각렌즈(화각) 등의 두 업체 제품의 성능이 비교 시연됐다. 화질 등 기술력에서 삼성전자의 제품에 뒤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행사장 한켠에는 참가자들이 직접 제품들을 체험해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소니가 타사 제품과 직접적인 비교시연을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소니가 국내 캠코더 시장에서 점차 점유율을 높여가는 삼성전자에 대한 견제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국내 캠코더 시장에서는 점유율 50% 정도로 소니가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30%의 맹렬한 추격세로 쫓아오고 있다.
반면 이번 소니의 신제품과 겨룬 삼성 캠코더는 지난해 모델이어서, 소니의 비교 시연이 일방적이었다는 지적도 일부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비교 시연들은 기술력에서 삼성보다 낫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형식이 많다"며 "국내에서 삼성전자가 갖는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이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른 회사의 전략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하지 않는 편"이라며 "비교 시연과 관련해서는 객관적인 기관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웅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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