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대학생 유 모(21세)씨는 신학기부터 태블릿PC를 구매해 강의와 학습에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중에 두 회사에서 잇따라 가격인하를 발표했다.
유 씨는 빠듯한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곧 출시될 신제품 대신 가격이 인하된 구형 제품을 구매하기로 마음먹고 통신사 대리점을 찾았다.
유 씨처럼 최근 애플과 삼성전자가 잇따라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등의 가격을 인하한다는 소식에 구입을 망설이던 소비자들의 혈색이 밝아지고 있다. 하지만 통신사들의 얼굴은 흑 빛으로 굳어지고 있다.
현재 애플이 아이패드1의 가격인하 및 환불 입장을 발표하고, 삼성전자가 이에 맞서 스마트폰 갤럭시S와 태블릿PC 갤럭시탭의 가격인하 방침을 발표했다.
16일 통신 및 제조 업계에 따르면 이런 제품의 국내 유통 대부분을 소화하는 통신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제조사로부터 들여오는 제품의 가격인하는 새로 출고된 제품부터 적용되는데, 소비자들은 ‘지금 구입제품‘을 당연하게 할인 되는 줄 알기 때문이다.
KT의 경우 애플의 아이패드나 아이폰을 전량 미리 구매해 유통한다. 즉 KT가 먼저 애플에서 제품을 사 와서 요금제와 결합, 소비자에게 다시 판매 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난 3월4일, 애플이 아이패드1의 이날 출고가부터 가격을 할인하겠다고 발표하더라도 KT에는 아직 원래 가격대로 지불하고 사온 아이패드가 대리점마다 적지 않게 깔려있는 것.
KT는 당초 가격인하에 대해 "애플의 단독 방침일 뿐, KT를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는 보조금을 통한 할인을 적용받고 있어 해당사항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후 소비자 반발이 거세지면서 기존 유통 재고분에 대해서도 13만원의 가격할인을 적용하기로 돌아섰다.
물론 아이패드 한 대 당 발생하는 13만원의 가격인하분은 KT가 떠안아야 하는 셈이다.
SK텔레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SK텔레콤의 주력제품이던 갤럭시S와 갤럭시탭의 출고가격을 10만원 가량 인하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역시 갤럭시 시리즈의 가격을 인하하라는 압박을 받게 됐다. 재고분에 대한 가격인하 역시 마찬가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당연히 출고가가 인하된 가격만큼 할부가격도 낮춰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고에 대한 손해 뿐만 아니라 애플이 발표한 환불방안으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이 "왜 우리는 환불 안 해주냐"는 반발에 대해서도 마땅한 대책마련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부분 만큼은 KT나 SK텔레콤 모두 '환불은 없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양사 관계자들은 "사실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유통되는 휴대폰 단말기의 특성을 보면 신제품 출시 이후 2개월여부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해 시시각각 가격이 변화했다"면서 "그처럼 가격 변동이 심한 통신제품의 특성상 환불조치는 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뿐더러 전례도 없었다. 앞으로도 환불 조치는 시행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못 박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가격경쟁에 불이 붙으며 통신사들의 부담도 높아지고 있다.
강은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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