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윤기자]삼성, LG, 포스코 등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이 LED 조명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대기업이 가세하면서 시장 확대 등 긍정적 요소와 함께 기존 중소업체들은 경쟁격화 등 어려움도 예상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 LG, 포스코뿐 아니라 SK, 롯데 등도 LED 조명 사업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삼성LED는 소비자용 LED 조명 제품군을 2월부터 단계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LED 관계자는 "점차 모든 형광등, 백열등을 대체할 수 있는 정도로 제품군을 꾸준히 늘려갈 것"이라며 "그동안 LED 조명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에 비해 실제 성장률은 크지 않았는데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올해부터 소비자용 LED 조명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그동안 주로 기업용 제품을 선보이며 계열사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포스코는 LED 조명 자회사인 포스코LED를 설립했고 롯데정보통신은 자체 LED 조명 제품을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에 공급하고 있다. SKC는 LED 조명 전문 업체인 섬레이를 인수하며 이 시장에 참여했다.
외국 기업인 필립스의 경우 LED 조명 매출액 비중을 오는 2015년까지 전체 조명의 5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정하기도 했다. 필립스 전체 조명에서 LED 조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지금 10% 미만이다.
이들이 LED 조명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최근 에너지효율 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다 아직 초기단계여서 고속성장세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기에 따르면 전체 LED 시장에서 조명 분야 비중은 10%대 초반. 전체 조명 시장에서 LED 조명의 비중은 5% 미만이다.
그러나 에너지 절약 효과가 크고, 최근 불고 있는 '녹색'바람을 타고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언리미티드 등에 따르면 전세계 LED 조명 시장은 지난해 39억 달러를 기록한 뒤 오는 2015년 26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201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46%에 달한다.
◆"경쟁력 갖추지 못한 중소업체 힘들 것"
LED 조명 시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과 함께 이를 겨냥한 대기업의 진출로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할 전망. 특히 정부가 대기업도 LED 조명분야 조달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물꼬를 터준 형국이 됐다.
문제는 대기업이 경쟁에 가세하면서 비교적 규모가 작은 업체의 경우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 중소기업의 경우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춘 대기업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국내 대기업이 직접 LED 조명 사업을 추진하면서 각 계열사에 공급하고 있어 조달 시장을 제외하곤 마땅한 공급처를 확보하기가 용이치 않다.
실제 업계에서 추산하는 LED 조명 관련 업체는 500~700개. 최근 들어 몇 개 중소LED 조명 업체는 부도를 겪는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국내 LED 조명 전문 중소기업 관계자는 "대량 양산 시스템을 갖춘 대기업이 LED 조명 시장에 대거 들어오면서 중소기업의 경우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내 틈새 시장이나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 전략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 관계자는 "생각한 만큼 시장이 빨리 커지지 않아 먼저 시장에 진입했던 중소 업체들의 경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앞으로 이 시장은 대기업과 기술 경쟁력을 갖춘 전문 기업이 경쟁을 벌이는 형국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관련 특허 없이 소규모로 LED 조명 시장에 뛰어든 업체의 경우 시장에서 정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지 못한 중소 업체의 경우 주로 정부 기관 및 해외 시장에 집중하고 있지만 공공시장의 경우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
화우테크놀러지 관계자는 "정부가 조달 시장에서 LED 조명의 50%는 대기업이 진입할 수 있도록 방침을 정하면서 조달 시장에도 대기업이 들어오고 있다"며 "LED 조명을 중소기업의 고유 품목으로 해달라는 요구가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LED 조명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대기업 관계자는 "LED 조명 사업은 해외에서도 오스람, 필립스 같은 대기업이 하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 품목으로 묶어두는 게 맞냐는 논란이 계속돼 왔다"며 "그래서 나온 절충안이 조달 물량의 50%는 중소기업에 할당하고 나머지 50%는 대기업도 참여할 수 있게 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도윤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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