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업계가 우수인력 양성을 통해 SW기업 기피현상을 불식시켜달라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 기업 대표들은 21일 서울 메리어트 호텔에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과 국내 SW기업의 애로사항을 논의하는 간담회에서 이같이 요구했다.
먼저, 행사에 참석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업 대표들은 SW 인력 부족의 심각성에 대해 큰 우려를 전달했다.
모바일 SW기업인 인프라웨어의 강관희 사장은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큰데다 우수 인력이 확보돼도 어느 정도 경험을 쌓으면 대기업으로 이탈하고 만다"며 "진행 중인 연구개발(R&D)이나 기술지원 프로젝트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줘 시장에서 기회를 놓치는 일이 빈번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의료정보시스템 기업인 비트컴퓨터의 조현정 회장은 "절대 인력이 부족하다"며 소프트웨어 고급 인력을 현재의 14만~15만명에서 30만명 이상으로 양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현정 회장은 "인도가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은 개개인이 우리나라 개발자보다 SW를 더 잘 짜기 때문이 아니라 SW 인력 인원이 많기 때문"이라며 "그로 인해 수주를 많이 하게 되고 자연히 경험도 많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부분까지 고려할 때 전 산업에 소프트웨어가 활용되고 있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그는 "매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제작에서 소프트웨어 비중이 20% 정도며 2015년엔 40%에 이를 것"이라며 "공군 F-15K를 제작하는 데도 SW 비중이 80%에 달하는 등 항공기, 선박, 심지어 장난감까지 전 산업에서 SW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어 "고급 SW 인력 양성은 한국 경제의 미래"라며 "주력 정책으로 인력 양성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인력 양성의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SW기업 대표들은 실효성 있는 정부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데도 한목소리를 냈다.
강관희 사장은 "업계에서 항상 하는 얘기지만 인력 등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들이 실효성이 있거나 피부로 와닿지 않는 게 사실"이라며 "시장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데 규모나 자금 등에서 애로가 있다"며 꾸준한 지원을 당부했다.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은 "정보통신부 때는 소프트웨어가 국 단위의 체제였는데 지식경제부에서는 2.5개 과로 배정돼 있다"며 "2개 과에서 늘어난 것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모자라다"고 꼬집은 뒤 미래지향적으로 전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소프트웨어 제값 받기가 업계의 염원이지만, 유지보수의 경우 글로벌 기업의 22% 요율에 비해 국내 기업은 15%, 실질적으로는 그보다 적게 받고 있어 이를 제대로 받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다른 CEO들도 해외 진출을 위한 각 국가들의 시장 데이터를 국가에서 마련해 규모가 작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앞서 정보를 얻고 활용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최 장관은 다음달 '대학 IT 인력양성 대책'과 6월 'SW-시스템반도체 동반육성 전략' 등을 통해 대책을 마련하고, SW업체들의 건의사항을 검토해 전략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간담회에는 강관희 사장, 조현정 회장, 이득춘 사장, 이종욱 티맥스소프트 사장 등 소프트웨어 분야 대표들과 고순동 삼성 SDS 사장, 김대훈 LG CNS 사장, 정철길 SK C&C 사장, 허남석 포스코ICT 사장 등 IT 서비스 분야 대표들이 참석했다.
또 서울대 고건 교수와 고려대 백두권 교수, 서강대 박수용 교수와 광운대 공진홍 교수 등 학계인사들과 정경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원장, 김흥남 전자통신연구원 원장, 최평락 KETI 원장 등이 자리했다.
구윤희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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