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KT와 SK텔레콤이 차세대 이동통신망 롱텀에볼루션(LTE) 구축 방식을 두고 스페인에서 한판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이동통신 기지국 설비에 결합해 구축 비용을 줄이고 운영 효율성까지 끌어올리는 기술인데, 두 라이벌은 각자 '세계 최초'를 내세우며 한치도 굽히지 않는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KT는 1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모바일월드콩그레스2011을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과 LTE 네트워크를 결합한 새로운 구축기술을 공개하고 이를 시연한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 역시 MWC2011에서 비슷한 콘셉트의 네트워크 구축 기술을 선보일 방침이다. 특히 이 회사는 KT보다 한발 더 나가 '진정한 4G'라 일컬어지는 LTE어드밴스드 기술에 대한 시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똑같은 기술인데 '세계 최초' 공방
지금 세계 이동통신업계는 일명 4G라 불리우는 3.9G LTE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PC까지 빠르게 보급되면서 데이터통신 이용량이 폭증함에 따라 음성통화 중심의 현 3G 망으로는 더 이상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통신망을 구축하려면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이 넘는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전국망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특성상 구축 비용과 시간이 막대하게 소요되고 이로 인한 수익성 악화도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설비투자에 소극적이었다가 제 때에 차세대 통신망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면 통화품질 등의 경쟁력에서 밀려 큰 약점을 안게 된다.
때문에 통신사들은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면서도 신속하게 LTE망을 구축하고 서비스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혈안이 돼 있다.
이번 MWC2011에서 KT와 SK텔레콤이 기싸움을 벌인 부분도 바로 이 대목이다.
KT가 LTE에 클라우드 컴퓨팅을 접목한 설비 구축 기술을 삼성전자, 인텔과 함께 세계 최초로 시연한다고 발표하자 SK텔레콤은 LTE어드밴스드 기술에 클라우드를 결합한 구축 기술을 세계 최초로 시연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TE 이후의 LTE 어드밴스드 기술로 전향해야 하는 것이 수순인데, 그에 최적화된 클라우드 기반 망설비 기술인 SK SCAN 기술을 세계 최초로 이번 전시회에서 시연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KT 측은 "현재 통신사들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고, 바로 설비 구축에 돌입해야 하는 것은 LTE망이다. CCC 기술을 활용하면 구축 비용과 운영 비용을 모두 줄일수 있고 관리 효율성도 향상된다. 미래 기술인 LTE 어드밴스드의 설비 기술을 벌써부터 논하는 것은 이르다"고 일축했다.
두 회사가 자존심 경쟁을 벌이는 '클라우드 기반 망 설비 기술'이란 사실상 거의 동일하다.
이동통신 신호를 주고받는 기지국은 본래 DU(Digital Unit)와 RU(Radio Unit)로 구성돼 있는데, 이를 분리해 DU부분을 데이터센터 등과 같은 특정 공간에 집중 구축해 놓고 클라우드로 구성한다.
RU만 기지국에 남겨두기 때문에 기지국 임대 비용이나 전력 효율성 등도 한꺼번에 향상시킬 수 있다.
이 기술은 이미 KT와 SK텔레콤이 지난 해 11월 나란히 발표하며 현 3G WCDMA 망에 적용하고 있다.
본격적인 LTE 구축 시대에 접어들면서 KT와 SK텔레콤의 신경전도 더욱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바르셀로나(스페인)=강은성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