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보안솔루션 전문기업 CA의 하봉문 본부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CIO(최고기술임원: Chief Information Officer)가 클라우드 담당임원(Cloud Interface Officer)으로 더 통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빌려 쓰는 컴퓨팅이 늘어나면서 CIO가 서버나 스토리지 구성과 용량을 챙기는 것에서 벗어나 얼마나 빌릴까, 어느 서비스가 더 안전할까 하는 것들을 주로 고민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은 말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간단히 말해 사서 설치하고 저장하고 이용하던 컴퓨팅 환경을,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네트워크에서 빌려 쓰는 환경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웹 상에서 빌려 쓰니 별도로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며, 웹하드처럼 공짜나 저렴한 가격으로 데이터를 저장해두고 협업할 수도 있다.
KT나 SK텔레콤 같은 통신기업들까지 '클라우드 컴퓨팅'에 사활을 걸고 나섰고, 시장조사 기업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2011년의 키워드로 클라우드를 꼽는다.
삼성이나 LG, SK 등 최대형 그룹사들도 회사 내에 과도한 IT 자산을 두지 않고 빌려 쓰거나, IT부문을 IT 담당 자회사가 총괄하게 한다. 컴퓨터 보안 소프트웨어 전문회사 CA는 요사이 스스로 '클라우드 관리회사'라고 이름 붙인다.
기자는 클라우드를 생각하면, 명절만 되면 불만이 폭주하던 귀성열차표 예매 시스템이 먼저 떠오른다. 그동안 철도공사 홈페이지는 폭주로 인해 다운되는가 하면 '인터넷은 먹통이니, 표를 구하려면 PC방을 찾으라'거나, '암표상만 표를 구하는 것을 보면 뭔가 뒷거래가 있다'거나 하는, 철도공사가 듣기에 민망한 얘기도 적지 않았다.
기자 역시 매월 둘째 주나 넷째 주 주말이 가까워지면 코레일 홈페이지가 전화접속 시대로 돌아간 것같은 경험을 자주했다. 그럴 때마다 '칙칙폭폭(1588-7788)' 상담원들은 "접속자가 너무 많아 인터넷 접속이 느리다"는 죄송한 말씀만 되풀이했다.
최근 철도공사 관계자는 "서버도 증설했고, 클라우드도 일부 도입했기 때문에, '피크타임'이라고 해도 예전처럼 다운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제 접속폭주로 사이트가 다운되는 시절은 벗어났다는 것이다.
고향가는 전쟁이 시작된 지금, 오프라인 세상에서도 클라우드처럼 귀성·귀경 길을 막힘 없게 해주는 신기술은 어디 없는 것일까.
강호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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