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시장 우려보다 좋은 4분기 실적을 내놨다. 4분기 영업적자 확대폭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연간기준 2천억원에 가까운 흑자기조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3분기 부터 시작된 스마트폰 '옵티머스원' 효과가 본격 반영되면서 휴대폰 부문 적자가 줄어든 효과가 컸다.
TV 등 주력 사업부의 적자전환에도 불구하고 적자폭을 줄이는 등 우려에 비해서는 선전한 셈이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시장 대응 실기 등으로 흔들렸던 경쟁력 회복 등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26일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14조 6천977억 원, 영업손실 2천457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9%가 늘며 분기 최대를 기록했고, 영업적자는 전분기 1천815억원보다 늘었다.
영업적자에 대한 시장컨센서스가 3천억원 안팎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우려보다 나은 실적을 내놓은 셈이다.
덕분에 연간기준 사상최대 매출과, 흑자기조 유지에는 성공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55조7천538억 원, 영업익은 1천764억 원이다, 재고자산 감소 등의 이유로 현금흐름도 개선됐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옵티머스' 효과 가동
4분기 실적이 시장 우려보다 좋게 나온 것은 역시 옵티머스 원을 필두로한 스마트폰 효과가 실적에 본격 반영된 덕.
4분기 휴대폰 판매량 3천60만대로 역성장 했던 3분기와 달리 분기 대비 8% 의 증가세를 보였다.
휴대폰이 포함된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의 지난 4분기 매출은 3조 5천757억 원, 영업적자는 2천741억 원.
이중 휴대폰 매출은 3조3천283억 원, 영업적자 2천622억 원이다. 3분기보다 매출은 12% 늘었고, 3천38억원에 달했던 영업적자도 줄었다.
LG전자는 "북미, 한국 등에서 보급형 스마트폰 '옵티머스 원'의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결과"라며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매출 상승 및 적자모델 축소에 힘입어 수익성도 전분기 대비 소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옵티머스원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 등 그동안 실적에 걸림돌이 됐던 휴대폰 부문 실적 개선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올해 스마트폰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TV, 매출 늘리고도 적자전환
지난 3분기 휴대폰 부진을 방어하며 실적의 지지대 역할을 했던 TV 등 HE사업본부 실적은 4분기 적자전환 하는 등 악화됐다. 분기 최대 매출과 평판TV 판매량을 기록하고도 판가하락 등으로 수익성이 추락하며 빛이 바랜 형국이다.
실제 4분기 HE사업본부는 매출 6조 2천53억 원, 영업적자 1천21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최대였던 전분기보다 16%나 늘며 분기기준 역대 최대를 이어갔지만 영업익은 연결기준 적용이후 지난 2008년 4분기 이래 첫 적자다.
매출은 평판TV 판매량이 870만대로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 LCD TV 판매량이 전분기보다 38% 증가하는 등 분기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판가하락 등 여파가 컸던 것.
LG전자 관계자는 "선진시장 경기 둔화 및 연말 성수기를 맞이한 업체간의 경쟁 심화로 판가가 하락하고 판촉 비용 등이 발생해 수익성은 하락했다"며 "여기에 마케팅 투자가 늘면서 2%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가전 선전 속 에어컨 흑자전환 '선방'
실적이 나아진 휴대폰과 함께 가전(HA) 및 에어컨(AC), B2B(BS) 등 타 사업부문 역시 적자전환에 대한 시장 우려와 달리 오히려 이익을 늘리며 선방, 실적악화를 방어하는 데 힘을 보탰다.
계절적 성수기를 맞은 가전사업이 북미 및 신흥시장 매출 증가로 전년 대비 14% 늘었고 에어컨은 전통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해외 상업용 에어컨 매출이 늘면서 전년동기 대비 51% 성장세를 이어간 것.
실제 HA사업본부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조 8천193억 원, 영업이익 78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14% 늘었고, 영업익은 전년 동기대비 6배, 지난 3분기에 비해서도 16%나 늘었다.
북미 및 신흥시장 매출 증가 및 국내에서 다이렉트 드라이브(Direct Drive 모터) 및 리니어 컴프레서를 적용한 에너지 효율 개선 모델이 판매 호조를 보인 덕이다.
특히 환율 불안 및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의 외부 악재에도 불구하고 매출 증대 및 생산성 향상 노력을 통해 연간 5%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 선전했다는 평가다.
AC사업본부의 4분기 매출은 9천127억 원, 영업익은 97억 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51% 늘었고, 영업익은 전년동기, 전분기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4분기, 전통적인 비수기에 환율 불안 등이 컸던 것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실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중동/아프리카, 중남미, CIS 등 신흥시장 중심으로 매출이 늘고 특히 해외 상업용 에어컨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상업용 에어컨 매출 신장 및 원가 절감 효과로 수익성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외 BS사업본부 역시 매출 1조 2천146억 원, 영업이익 471억 원으로 지난 3분기에 비해서는 매출은 약 2% 가량, 영업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모니터 시장 수요 정체 및 판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요 시장 및 거래선 판매량 증가로 전분기 수준의 매출을 달성했다. 제품 경쟁력 개선 및 원가절감활동에 힘입어 수익성 개선을 이끈 것.
이처럼 휴대폰 사업 개선, 가전 및 에어컨 등 분야의 선방 등 TV를 제외한 전 분야에서 매출 및 수익성 개선 효과가 이어지면서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적자, 연간기준 흑자기조를 유지하는 등 조기 경영정상화와 내년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는 평가다.
박영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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