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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엄동설한에 에어컨 판매전쟁 '후끈'


에어컨 신제품으로 연초부터 격돌…신경전까지 연출

한파가 밀어닥친 2011년 첫달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쿨'한 싸움이 전개됐다.

삼성전자가 지난 11일 하우젠 에어컨 신제품을 내놓은데 이어 LG전자도 바로 다음날인 12일 휘센 에어컨 신제품을 출시한 것. 에어컨 시장 1위를 놓고 삼성과 LG의 공방전이 시작됐다. 두 업체의 미묘한 신경전은 특히 신제품 발표회 날짜 선정은 물론 제품 성능, 광고 모델, 심지어는 가전시장 전반의 중장기 목표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삼성 하우젠-LG 휘센 에어컨, 2011년형 '대동'소이

삼성과 LG의 '2011년형 에어컨' 신제품은 몇 가지 공통분모를 추출할 수 있다.

우선 2011년형 에어컨에는 공기청정, 제균·제습 및 가습 기능이 기본으로 탑재되는 추세다. 무더운 여름철에만 사용되던 에어컨이 4계절 언제나 사용할 수 있는 가전제품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 공기청정기나 가습기, 에어워셔 제품을 별도로 구매하는 것이 무색할 정도다.

강화된 제균 기능은 두 업체 모두 '99.9%'를 내세운다. 삼성의 'S 플라즈마 이온'은 인체에 유해한 활성산소를 중화해 알러지나 아토피, 비염은 물론 신종플루 역시 99.9%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LG의 제품 역시 제균필터를 통해 신종플루, 조류독감, 슈퍼 박테리아 등을 99.9% 제거한다.

디자인 슬림화도 공통점이다. 삼성전자는 원통형 디자인을 채택해 33% 공간 축소를 이뤄냈다. 실외기는 43% 작아졌다. 반면 LG는 공기흐름 분석과 제품 구조 재설계를 통해 에어컨 부피를 3분의 2 수준으로 줄였다. 나머지 빈 공간에는 착탈이 가능한 청정제습기·청정제균기 '휘센 미니'를 적용, 일체형으로 구성했다.

인버터를 통한 전기료 절감은 최근 떠오르고 있는 화두 중 하나. 인버터란 직류전력을 교류전력으로 변환하는 역변환장치를 말한다. LG전자 AE사업본부장 노환용 사장은 신제품 발표회에서 "이번 신제품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바로 절전기술"이라고 강조했다.

LG의 '슈퍼 인버터' 절전 기술은 이번 신제품 전모델에 확대 적용됐다. 실내외 온도에 따라 냉방능력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 일반형 에어컨보다 최대 88%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LG측의 설명이다. 삼성 역시 에어컨 신제품에 슈퍼 인버터를 장착, 전기 사용량이 기존 제품에 비해 12.6%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스마트' 바람 역시 두 업체의 에어컨에서 불기 시작했지만 방식은 조금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온' 기능은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방식이다. 휴대폰을 통해 에어컨으로 '켜' 또는 '꺼'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 무선공유기를 통해 에어컨이 응답 명령을 수행한다. 에어컨은 "전원이 켜졌습니다" 또는 "전원이 꺼졌습니다" 등 작동상황을 실시간으로 회신해준다.

반면 LG전자의 스마트 기능은 스마트 모션 리모컨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구동된다. 사용자들은 손동작을 인식하는 리모컨을 통해 에어컨 바람의 세기나 방향을 조정할 수 있다. 또한 소지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휘센앱'을 내려받으면 리모컨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김연아-박태환, 에어컨 금메달은 누구?

12일 LG전자 신제품 발표회가 열린 양재동 서초 R&D 센터에는 박태환 선수가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LG전자는 지난달 말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와 '체조요정' 손연재 선수를 휘센 에어컨의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LG전자는 "두 선수(박태환, 손연재)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췄다는 점에서 LG 휘센 에어컨과 공통점이 있다"며 "젊고 활력 있는 모습이 휘센 에어컨의 브랜드 이미지와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전자 역시 '국민 여동생' 김연아 선수를 하우젠 에어컨의 광고 모델로 재발탁했다. 지난 2009년과 2010년에 이어 3년째다. 지난 11일 신제품 발표회에서 공개된 하우젠 에어컨의 새 광고는 김연아가 직접 부른 노래 'Don't worry, Be Smart'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삼성전자는 "제일기획 광고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김연아가 모델로 활동한 광고 중 삼성 하우젠 에어컨이 선호도 40.5%로 1위를 차지했다"며 "올해 역시 연아파워 마케팅을 전개해 에어컨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LG, 글로벌 1위 가전업체는 '바로 나'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글로벌 1위를 목표로 한다.

LG전자 HA사업본부 이영하 사장은 지난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4년 매출 200억 달러를 달성해 글로벌 1위 가전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삼성전자 역시 이를 뛰어넘는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홍창완 부사장은 지난 11일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2015년까지 300억 달러에 가까운 매출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LG보다 높은 실적을 이뤄 1등을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12일 LG전자 AE사업본부장 노환용 사장은 에어컨 분야 1등을 주장했다. 노 사장은 "(에어컨 시장에서) 2013년 100억 달러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며 "올해 국내에서는 시장의 절반인 에어컨 100만대를 판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부응하듯 휘센 에어컨의 슬로건은 '1등 바람 1등 에어컨'이다.

LG전자 HA사업본부는 지난 CES에 '스마트 가전'을 내세워 '씽크큐'라는 이름의 5가지 토털 솔루션을 선보였다. 추후 모든 가전기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스마트 가전제품 라인업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신사업으로 보고 있는 수처리 등에서도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브라질에 가전공장 신설을 추진하는 등 신흥 시장 개척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사장은 "LG전자는 전세계 11개국에 제품 생산 설비공장을 갖춰 현지인들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며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으로 전체적인 가전 사업의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홍 부사장은 "작년 생활가전사업부는 1조에 가까운 투자를 단행했다"며 "올해도 예년 만큼은 아니지만 폴란드 추가 투자와 더불어 실질적인 제품 개발에 적지 않은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의식주와 관련한 신규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홍 부사장은 "물과 공기에 관련된 것은 모두 사업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수처리 또는 정수기 사업에 적극 뛰어들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박웅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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