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HP에서 네트워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네트워크부문이 점차 중요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투자도 증가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HP 조태영 네트워킹 사업부 상무는 지난해 8월 시스코를 떠나 경쟁사인 한국HP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10일 저녁 전 직장을 상대로 혈투에 나선 조 상무를 만났다.
현재 네트워크 장비시장은 시스코의 독주와 HP, 3M, 어바이어 등 경쟁사가 추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작년 4월 가트너의 발표에 따르면 시스코는 2009년 4분기에 전세계 점유율 49.5%를 차지, 업계 1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시장에서도 시스코의 독주는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조 상무는 이러한 독주는 곧 한국HP에게 기회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상무는 "새 아파트에 입주하면 새 전자제품이나 가전제품을 갖다 놓지만 시간이 지나면 제품은 낡고 공간은 줄어든다"며 "10∼15년이상 사용된 기업 네트워크도 이젠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은근히 시스코 시스템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지금이 네트워크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한 시기며 이는 곧 한국HP에도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가 한국HP로 자리를 옮긴 이후 네트워크 부문 시장 점유율은 2배이상 높아졌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한국HP의 네트워크 부문 점유율은 2010년 2분기 3.7%에서 2010년 3분기 6.7%로 높아졌다.
조 상무는 한국HP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구매자의 가장 큰 니즈인 '비용절감'을 들었다. 그는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쟁사에 비해 구축비용은 30%, 전력소모는 50%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 상무는 현재까지 시스코의 독주로 인해 네트워크 장비시장은 '벤더 마켓'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올 한해를 기점으로 '벤더마켓'에서 '구매자 중심의 마켓'으로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상무는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시스코 견제 기업들의 인수·합병 노력을 들었다. 이미 HP는 네트워크 장비 및 SW업체인 3com을 지난 4월에 인수한 바 있다.
특히 한국HP는 3com 인수를 통해 네트워킹 사업부문을 재편하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미 한국HP는 네트워킹 부문 지원을 위해 영업인원 5명, 기술인력 2명, 유통인력 1명을 증원하고 조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마지막으로 조 상무는 "현재 네트워크 장비는 보이스와 비디오가 통합되고 비용절감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며 "네트워크 부문의 변화에 적극 대응해 시장 리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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