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T모바일이 올해 100 달러 미만의 저가 스마트폰을 다수 출시할 것이라고 밝혀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 가격 파괴 전쟁이 촉발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필립 훔 T모바일 CEO는 "올해 우리가 출시할 많은 스마트폰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100 달러 이하 제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이 가격이면 현재 미국내 일반적 스마트폰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T모바일은 또 지난해 10월에 200메가비트를 한도로 하는 10 달러짜리 정액 데이터 요금제를 발표한 바 있다. 요금 상품과 스마트폰 단말기 시장에서 가격파괴 전쟁을 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특히 "모든 사람이 반드시 고가의 스마트폰을 원하거나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제조업체들과 스마트폰 가격을 더 낮추기 위해 협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T모바일이 이처럼 저가 스마트폰을 들고 나온 것은 단말 가격을 더 낮출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얼마전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가 고가 스마트폰을 뜯어본 결과 부품 가격은 200 달러 이하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스마트폰은 보통 600달러 안팎에 달한다.
미국에서 아이폰의 경우 소비자가 구매하는 가격은 299달러인데, 애플은 지난 10월 대당 약 610달러를 벌어들였다고 밝혔다. 사업자가 단말기 한 대당 300달러 안팎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업자들은 이 보조금을 무기로 단말기 가격을 더 낮추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실 T모바일 발표 이전에도 중가(中價) 스마트폰 바람이 불 조짐은 있었다.
3위 사업자인 스프린트는 최근 4G 망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149 달러에 출시한 바 있다. 4G 망에서 쓸 있는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서 50 달러가 더 저렴한 것이다.
스프린트 데이비드 오웬스 부사장은 "4G 단말기에서 200 달러 벽을 깰 필요가 있고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구글이 운영체제를 공짜로 제공하기 때문에 가격 인하 여지가 크다는 판단이다.
200 달러 이하 스마트폰의 경우 칩의 속도가 조금 드리고, 스크린과 카메라 성능이 고가 제품에 비해 떨어지지만 다른 대부분의 기능은 고가 스마트폰과 비슷한 사양으로 구성돼 있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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