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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시장에 빅뱅과 피바람…종편 4개·보도 1개 선정


종편 '조·중·동·매경'…보도 '연합' 선정

종합편성채널사업자와 신규 보도채널 사업자가 선정됐는데 방송 시장 규모보다 사업자 수가 너무 많아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고 수주를 두고 방송과 신문·인터넷 등 미디어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피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TV 가입자를 대상으로 지상파 방송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종편에는 (주)제이티비씨(중앙일보), (주)씨에스티브이(조선일보), (주)채널에이(동아일보), (주)매일경제티브이(매일경제) 등 4개사가 선정됐다. 매일경제의 경우 기존 보도채널(mbn)을 반납하고 종편사업을 하게 된다.

YTN 같은 보도채널에는 연합뉴스TV(연합)이 선정됐다. 연합은 2000년 초 YTN 지분 매각이후 또다시 방송사업권을 획득한 셈이다.

여기에 KBS, MBC, SBS와 YTN을 합치면 (지상파 포함)종편·보도 사업자가 올 해 5개에서 9개로 늘어나는 셈이다.

하지만 국내 지상파 광고 시장이 매년 11%씩 감소하는 등 방송 광고 시장은 늘지 않고 있어, 2011년은 미디어간 인수합병(M&A)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시중 "종편·보도, 글로벌 미디어로 가야"..."시장 전망 어두워"

방송통신위원회 최시중 위원장은 31일 오전 11시 30분 종편과 신규 보도채널 사업자 선정을 발표하면서 "한류와 우수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면서 "종편과 보도채널 선정은 그 출발점이고, 우리 위원회가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준상 방송정책국장은 "선정된 법인들은 3개월(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3개월 범위 내에서 1회에 한하여 연장 가능) 이내에 승인 신청서류 상 계획한 자본금 납입을 완료한 후 법인등기부등본을 방통위에 제출해야 한다"면서 "주주 구성은 바뀔 수도 있지만, 자본금은 예정된 액수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양유석 방송정보통신비서관은 "전두환 정권의 언론사 통폐합이후 비로소 미디어의 다양성을 지키고 경쟁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종편 사업자로 선정된 회사의 한 임원은 "종편이 됐지만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서 4개 사업자 중 일부는 납입자본금을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 "내년 종편 시장은 중앙과 조선, 동아와 매경이 경쟁하는 구도가 되고, 3년 정도 지나면 중앙과 조선이 경쟁하는 구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방송계 한 전문가는 "국내 방송시장 규모로는 많아야 종편 2개, 신규 보도 1개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해 왔는데 종편 4개와 보도 1개가 선정돼 우려가 크다"면서 "승자의 저주처럼 4개 종편은 결국 2개 정도로 정리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종편 사업자는 4개가 됐지만, 결국은 2개 정도로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내년 하반기 신규 방송 본다...광고 시장 피바람

이번에 종편 신청 사업자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사업자는 850.79점을 받은,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대주주인 제이티비씨다. 그 뒤를 이어 조선일보 법인(834.93점), 동아일보 법인(832.53점), 매일경제 법인(808.07점)으로 나타났다.

보도채널에서는 연합뉴스(829.71점)만 승인최저점수(800점)을 통과했다.

김준상 국장은 "선정 법인들이 첫 방송 시기를 내년 하반기로 예정하고 있는 만큼, 국민들도 내년 중에 종편과 신규 보도채널의 방송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방송사와 신규 방송사들이 모두 협력해서 잘 될 수 있도록 방송광고 시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간접광고·협찬고지 제도 개선과 ▲생수나 전문의약품 등 방송광고 금지품목 규제완화 ▲광고 총량제 및 중간 광고 제도 개선 ▲한국방송광고공사가 독점했던 광고판매시장 경쟁 도입 등을 통해 국내 광고 시장을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내년 광고 시장은 서로 뺏기고 빼앗는 제로섬 게임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사실상 188개 채널이 약 3조원 규모에 불과한 광고 시장을 나눠 갖는 구조 속에서1조2천억 규모의 종편(3천억 자본금 기준 4개)이 출현한 만큼, 광고 전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최근 방송통신연구원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숭실대 김민기 교수는 "탈법, 불법을 막론하고 카메라를 들이댄 영업을 시작한다면 각 종편들이 최소한 기존 보도 채널의 2배 영업력으로 광고를 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과기대 김광호 교수도 "종편에서 4천억~5천억 광고 수익을 가져간다면 현재 경쟁력 있는 지상파보다 취약 매체의 광고의 비중이 줄어들 수 있어 사회 전체적 측면에서 여론 다양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상파 '우려'...유료방송 '환영'

지상파와 유료방송업계의 입장도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측에서는 지상파 급의 종합편성채널이 4개나 등장하는 것에 대해 "시장약탈적 광고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지상파 측의 한 관계자는 "종편채널이 4개나 등장하면 시장이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처할 것"이라며 "광고시장을 키우는 후속조치가 따라가지 않으면 기존 매체들이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 광고시장 파이를 봤을때 4개나 되는 종편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6천억원 이상의 광고를 TV, 라디오, 신문, 인터넷 등 기존 광고시장에서 빼앗아 와야 하는데 이로 인한 약탈적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반면, 유료방송업계에서는 대규모 자본금을 보유한 종편의 등장으로 인해 미디어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길종섭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방송의 다양성 확보를 통해 시청자에게 보다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국내 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방송산업의 성장정체를 해소하고 신규 콘텐츠 발굴 및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통해 글로벌미디어 기업 육성 기반을 다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 회장은 "신규 채널들이 유료방송 발전과 성장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케이블 업계와 상생협력 방안을 강구하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아기자 [email protected], 박정일기자 [email protected], 사진=김현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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