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말과 2010년 초 통신업계를 달궜던 화두가 '전주·관로' 같은 (필수)설비 제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였다면, 2011년은 주파수 전쟁이 될 전망이다.
무선 데이터 폭증으로 추가 할당이 요구되는 3G용 주파수(2.1GHz대 20MHz 폭)는 경매제로 할당되며, 와이브로용 주파수(2.5GHz대 40MHz 폭)도 심사할당할 것인지 경매제로 할 것인지 방송통신위원회가 검토에 들어갔다.
뿐만아니라 2011년은 방송용이었던 주파수에 대한 용도 지정 이슈도 남아 있어 방송·통신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디지털 전환 여유대역 어떻게 쓰나...방송·통신계 첨예한 갈등
방통위는 2012년 12월 31일 새벽 4시 지상파방송의 아날로그 방송 종료로 생기는 여유대역(108MHz)을 방송용으로 쓸지, 통신용으로 쓸지 정책을 정할 예정이다.
원래 아날로그TV를 방송할 때는 354MHz 폭을 써왔는데, 현재 아날로그TV와 디지털TV를 동시방송하면서 임시대역(54MHz폭 추가배분)을 줘서 408MHz 폭을 쓰고 있다.
그러나 2012년 디지털TV로 전환되면 300MHz폭만 쓰면 돼 여유대역 108MHz 폭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방통위 오남석 전파기획관은 "디지털전환이 이뤄지면 여유대역 108MHz가 생기는데, 이를 지상파방송사에서 회수하기로 결정했지만 어떤 용도로 쓸 지는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방송용인 주파수를 다른 통신용으로 쓰는 걸 검토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디지털전환이후 임시로 개통해 쓰던 채널에 확정채널을 부여하면 송수신안테나를 바꿔야 하는데 추정이지만 수백억원의 돈이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주파수 정책에 있어 정부가)지상파를 홀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방통위 또다른 관계자는 "한정된 국가 자원인 주파수를 통신으로 쓰느냐, 방송으로 쓰느냐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국제 관계를 고려한 속에서 가장 효율적인 정책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임시채널을 확정채널로 바꾸는 문제는 현재 주파수 배치상황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중 비용이 드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TV 유휴대역 기본계획 수립 및 실험서비스 실시
또한 TV방송용 대역(채널 2~51, 54~698MHz) 중 방송국간 간섭방지를 위해 지역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비어있는 TV 주파수대역(화이트 스페이스)을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한 계획도 만들어진다.
방통위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디지털TV전환 일정 및 TV 유휴대역(화이트 스페이스) 활용 기술 상용화시기를 감안해 ▲2011년에 기본계획을 만들고 실험서비스를 실시하고 ▲2012년에 기술검증 및 제도 마련에 나서며 ▲2013년에 시범 및 상용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오남석 전파기획관은 "내년에 전국적으로 각 방송국의 주파수 대역 커버리지를 살펴 비는 대역을 채널별, 지역별로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걸 추진한다"면서 "이같은 데이터베이스가 만들어지면 중계기 등 장비 개발업체들이 '이 지역에서는 23번 채널을 쓸 수 있구나'하는 정보를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화이트 스페이스는 공원 영상 서비스 같은 게 가능하도록 비면허로 사용되는 게 많이 논의되고 있다"면서 "면허 대역이 된다면 경매제가 도입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화이트 스페이스'에 대한 국제표준화는 2011년 말 완료될 예정이며, 2013년이면 새로운 서비스가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화이트 스페이스'를 주파수 할당대가를 내지 않는 비면허대역으로 할 지 여부를 정하지 않았지만, 미국은 비면허로 활용하기 위한 '슈퍼 와이파이'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2010년 9월 '슈퍼 와이파이' 계획을 통해 이를 무선통신용으로 쓰기로 했다. 화이트 스페이스 대역이 와이파이 대역(2.4GHz)에 비해 낮아 전파의 전달 특성이 좋고 도달 범위가 넓기 때문에 무선데이터 통신용으로 쓰기로 한 것이다.
일본 역시 지자체 등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실시중이며,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발굴·검증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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