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테라'를 사이에 두고 묘한 관계에 있던 두 회사가 다시 내년 1월 11일 운명적 날짜를 공유하게 됐다. '테라'는 알려졌다시피 전직 엔씨소프트 직원들이 나와 설립된 블루홀스튜디오가 개발한 게임이다. 두 회사(엔씨와 블루홀스튜디오)는 법적 소송을 진행중이다. NHN이 '테라'의 퍼블리싱을 담당한다.
프로야구 제 9구단 창단 의사를 밝힌 엔씨소프트의 창단 여부가 결정되는 KBO(한국야구위원회) 이사회 일정과 NHN이 회사의 명운을 걸고 대작 게임 '테라'를 공개하는 시점이 내년 1월11일이다. KBO 이사회 일정은 지난달 23일 엔씨소프트가 창단의향서를 제출하기 훨씬 이전에 결정된 것이라 완전한 우연인 셈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말부터 야구단을 창단하는 사내 테스크포스(TF)팀을 가동했다. 이 TF팀은 1년동안 프로야구 사업 추진에 관한 몇백장 분량의 보고서를 준비, 김택진 대표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고서는 통합 구단 연고지인 창원시에 대한 조사는 물론, 야구장 주변 유동인구까지 상세하게 조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창단 건은 '하려면 제대로 한다'는 김택진 대표 특유의 꼼꼼한 업무 스타일이 반영된 결과다. KBO 측에서도 "(엔씨소프트 측이) 사전에 상당히 준비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KT도 추진하다가 무산된 프로야구단 창단이 엔씨소프트에선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택진 대표 1인의 의지가 사내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분 구조 덕분이다.
23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김택진 대표는 현재 시가총액 1조 704억원에 해당하는 24.79%의 엔씨소프트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덕분에 사내에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은 프로야구단 창단을 이사회를 거쳐 전격 결정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단 창단 이유에 대해 이재성 상무는 "엔씨소프트의 목표는 사회의 활력소가 되는 것"이라며 "방안에서 모니터만 들여다 본다는 게임에 대한 우려스러운 시선을 야구단 창단을 통해 해소하고, 온·오프라인 양쪽에서 (회사의 목표가) 진정성 있는 외침이 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재성 상무는 프로야구단 창단에 따른 마케팅 효과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재성 상무는 "한국시리즈 기간에는 실제로 온라인 게임의 동시접속자수가 급격히 떨어지기도 한다"며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엔씨소프트 야구단은 기존 야구단과 차별화된 마케팅을 선보일 것"이라며 "상품 할인 등의 이벤트가 고작이었던 제조업 중심의 여타 기업들과는 달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하는 새로운 형태의 스포츠 마케팅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계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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