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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손 안의 컴퓨터 '아이폰' 리뷰


너무 매력적이지만, 내 것이 될 듯 말 듯 애간장을 태우는 ‘나쁜 남자(또는 나쁜 여자)’ 같던 존재. 출시 될 듯 말 듯 오랜 희망고문으로 한국 소비자들을 속 썩여온 일명 ‘다음달 폰’ 아이폰이 드디어 우리 곁으로 왔다. 기자는 공짜폰들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아이폰만 기다려온 대표적인 희망고문 피해자다. 하지만 아이폰을 사용해 본 결론은 ‘기다린 보람이 있다’라는 것이다.

기기 조작을 잘하는 편이 아님에도 웬만한 아이폰 기능들을 비교적 금방 숙지할 수 있었다. 물리적 버튼이 없는 아이폰은 큼직한 터치스크린 화면 위에 그때 그때 필요한 메뉴들이 화면 위에 나타나 특정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특정버튼들을 외울 필요가 없다. 화면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된다. 모든 터치폰이 가지고 있는 특징 가운데 하나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아이폰은 한결 더 직관적이라 화면 안에서 길을 잃지 않는다.

쉽고 가지런한 UI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꽤 가지런하다. 예를 들면 특정인과 주고받은 송·수신 문자 메시지도 말풍선을 이용해 대화형식으로 한눈에 보여줘 메시지를 건건이 분리하는 다른 제품에 비해 훨씬 간결하고 알기 쉽다.

손에 붙는 멀티터치

손가락이 닿자마자 민감하게 반응하는 멀티터치 기능이 매력적이다. 클릭과 함께 창이 뜨는 속도, 사진을 넘기는 속도,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늘이고 줄이는 속도가 여타의 터치폰보다 훨씬 빠르다. 메모를 할 때도 컴퓨터 자판과 똑같이 배열된 터치키보드의 입력 속도가 즉각적이라 웬만한 강의 필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복사, 붙여 넣기 기능도 매우 편하다.

터치에 너무 민감해서 무심코 쥐거나 주머니에 넣을 때 터치가 돼 버려 인터넷에 연결되거나 전화가 걸릴 수 있다는 게 굳이 단점이랄까. 주머니에 넣을 땐 잊지 말고 액정을 끄는 게 좋다. 스크린샷 기능도 잘 활용하면 좋다. 아래 부분의 홈 버튼과 윗부분의 슬립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현재 화면이 그대로 사진으로 저장된다 예를 면 운전 중인 남자친구가 현재 내 위치를 알려 달라 요청했다 하자. 아이폰의 위치 추적 기능을 이용해 내 위치를 지도 위에 표시하고 이 화면을 드대로 찍어서 남자친구 휴대전화에 전송해주면 된다.

‘전화기’가 아니라 ‘작은 PC’

어릴 때 봤던 어느 만화에서 작은 기기 안에 자동차, 음식, 집 등 모든 사물들을 축소해서 보관하고, 꺼낼 때는 다시 원래의 크기로 되돌려 사용하는 ‘만물 휴대기’를 본 기억이 있다. 아이폰을 사용해 보니 그 만물 휴대기가 현실로 재현된 느낌이다. 아이폰 안에는 전화기, PC, 고화질 카메라, 영화·음악 재생기, 전세계 지도와 내비게이션, 다이어리 등이 기본적으로 들어있다. 여기까지는 빙산의 일각이다.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 사이트 ‘앱스토어’에는 아이폰에 담을 수 있는 온갖 만물이 가득하다.

아이폰으로 앱스토어에 접속해 뒤져보니 소설, 외국어 교재, 운전면허 시험 교재, 각종 방송과 뉴스, 3D 그래픽 게임 등 콘텐츠들이 풍부했다. 그 뿐 아니라 전국 맛집 정보와 교통정보, 쇼핑몰과 은행창구까지 아이폰에 담을 수 있다.

DMB, 아이튠즈, 수신거부 기능 부재 아쉬워

장점이 많은 반면 아쉬운 점도 많다. DMB 기능이 없어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없다. 실시간 라디오 청취는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하면 가능하긴 한데, 웹에 항상 연결된 상태여야만 한다. DMB 대안으로 온라인 동영상을 이용하면 되지만, 유튜브 등에 접속해 본 결과 고화질 영상은 불안정한 편이다. 음악이나 동영상 다운로드도 PC를 거쳐야 해 불편하다. 파일들을 아이폰 전용 포맷에 맞게 변환시켜야 한다. 또 아이폰용 음악 및 동영상 콘텐츠 사이트인 아이튠즈는 한국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 우회적인 통로를 이용해 일부 서비스는 이용할 수 있지만, ‘멜론’이 무료라는 옴니아2 사용자들이 부러워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또 하나, 아이폰은 수신 거부 기능이 없다. 꼭 필요하다면 고객 센터에 직접 요청해야 하기 때문에 기기 자체로 설정하는 것에 비해 복잡하다.

글|강현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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