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닝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포씨소프트는 제1 목표를 '이윤추구'가 아닌 '사회의 존경과 영향력 확대'로 삼았다.
이러닝업계의 '마지막 벤처창업자'인 배정훈 포씨소프트 대표와 김성윤 부사장은 요즘 외부 강연을 나가면 자신이 누구보다 '전문가'라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포씨소프트(대표 배정훈)는 1999년 창업, 업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 중 하나지만 임원진 5명이 다 38세가 넘지 않는 젊은 회사다. 현재 메가스터디, 한국표준협회, 경희사이버대학 등 600여 기업과 기관이 쓰고, 400만명의 학습자가 이용하는 이러닝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수백만명이 쓰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지만 이러닝 솔루션 업계 자체는 아직 영세하다. 업계 선두주자인 포씨소프트의 올해 매출은 100억원에 못미친다.
지금 포씨소프트는 스마트러닝 바람의 중심에 있다. 스마트 플랫폼을 통해 이러닝 시장에 진출하려는 대기업 임원이나 새로운 시대에 대처법을 알고 싶은 학계, 정부 관계자 모두 포씨소프트 임원진을 만나 자문을 구하는 중이다. 단순히 솔루션 개발 기술만 가진 업체였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배정훈 대표는 "누가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지 않으면 제대로 된 상품을 내놓을 수 없다"며 "우리가 갖고 있는 철학과 비전이 녹아들어간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 대표는 "U러닝, M러닝이라는 말 속엔 학습수단이 들어있지만 스마트러닝은 수단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이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윤 부사장은 "24시간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며 공부하는 방법은 전혀 '스마트'하지 않다"며 "필요한 때 적재적소에서 공부할 수 있는 것이 스마트러닝"이라고 설명했다.
포씨소프트의 이러한 철학은 이번 달에 출시하는 사이버대학(원) 모바일 캠퍼스 솔루션에도 반영돼 있다. 이 솔루션을 이용하는 학생은 미술관에서 자신이 관람한 작품의 감상을 리포트로 제출할 필요 없이 바로 그 자리에서 정리해 올릴 수 있다.
이 밖에도 업계 최초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기능이 들어간 러닝 매니지먼트 시스템(LMS)과 교사와 학생이 동영상 강의를 들으며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학습 솔루션을 개발했다. 김성윤 부사장은 "이 솔루션들은 웹 2.0의 끝자락에 와 있다"고 정리했다.
지금 포씨소프트가 내다 보고 있는 것은 웹 2.0 시대를 넘어 웹 3.0 시대를 열 솔루션이다. 현재 포씨소프트는 내년 3월 출시를 목표로 '소셜 e포트폴리오' 툴을 개발하고 있다.
배정훈 대표는 "지식이 축적되는 시스템과 그렇지 않은 시스템은 큰 차이가 있다"며 "e포트폴리오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자신이 학습한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축적한 정보는 학교나 직장을 다니는 기간 뿐 아니라 평생 학습자의 DB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정보는 주변 사람들과도 공유할 수 있다
배정훈 대표는 "e포트폴리오는 박지성과 지소연이 평생 써 온 훈련일지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집에서 혼자 쓰는 일기가 아니라 기록에 남고 공유되는 것이죠. 또 코치가 보고 '좀 더 양 발을 균형있게 써라'고 댓글을 달 수도 있죠."
포씨소프트의 사내 위키에선 이미 이런 식의 정보 축적과 교환이 이뤄지고 있다. 회사에 입사하기 전엔 한번도 웹디자인을 해본 적 없던 디자이너가 사내 위키를 활용해 의견을 공유하며 지금 포씨소프트가 대표 고객사로 꼽는 업체들의 솔루션 디자인을 끝마쳤다. 유지·보수 팀도 자신들이 솔루션을 개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함께 고민하고 물어보며 협업한다.
김성윤 부사장은 "배정훈 대표의 리더십은 방목하는 스타일"이라며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업무지시를 하지 않지만 직원 스스로가 자신이 할 일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내부적으로 긴급히 결정할 사안이 생기면 회사 주식의 94%를 확보하고 있는 임원진 5명이 전화를 통해 5분만에 의사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김 부사장은 "우리 회사의 의사결정속도는 다른 기업보다 10배, 대기업보다 100배는 빠르다"고 자부했다.
웹 3.0 시대, 집단이 협업하는 소셜 러닝, 적시의 의사결정을 스스로 실천하면서 이를 위한 솔루션을 만들고 있는 회사, '포씨소프트'다.
박계현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