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이 뉴스와 광고 시장에서 확실한 기반을 다지고 이제 모바일 시장으로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과 앱스토어라는 이름으로 날린 강펀치로 통신업계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사이 그 틈새를 비집고 페이스북이 오고 있다. 현재 통신시장에서는 페이스북의 진입을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애플과 구글에 빼앗긴 주도권을 페이스북으로 막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구글이 제일 꺼리는 업체가 페이스북이라는 점에서 이런 생각이 맞을 수 있다. 하지만 호랑이를 막기 위해 사자를 집으로 끌어들인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구글의 천적, 페이스북
페이스북은 5억명이라는 실질 이용자 기반을 지닌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킹서비스 업체이다. 국내에서는 싸이월드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싸이월드와 달리 소셜 플랫폼 사업자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미 시장에서 뉴스 플랫폼과 멀티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 인터넷 이용자들은 구글 뉴스사이트보다 페이스북 사이트에서 지인들이 추천한 뉴스 구독을 더 선호한다.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보다 지인들의 평가를 더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잡아 가고 있는 셈이다.
구글은 이런 페이스북의 영향력 때문에 경쟁상대로 페이스북을 주시하고 있다. 뉴스와 광고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온 페이스북이 모바일 시장으로 진출을 가시화 하자 이제는 관련 업계까지 긴장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모바일 시장 진출은 국내 통신사인 LG유플러스에 의해 가시화 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1월 데이터 통화료없이 페이스북에 접속해서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페이스북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였다. 페이스북 플랫폼이 LG유플러스를 등에 업고 스마트폰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아이폰과 갤럭시S 등 인기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KT와 SK텔레콤을 따라잡기 위해 모바일 소셜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만년 꼴찌라는 위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무리수를 둔 셈이다.
LG유플러스의 이런 도전은 페이스북의 강력한 플랫폼 장점 때문에 가능성이 충분하다. 최근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도 150만명을 넘고 있어 그 토대도 풍부하다고 볼 수 있다. LG유플러스가 페이스북의 플랫폼 장점을 스마트폰에 접목만 잘한다면 국내 통신시장에 새로운 충격을 줄 수 있다.
◆KT와 SKT, 어떻게 할까?
KT와 SK텔레콤은 소셜플랫폼 접근방식에 다소 관망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애플과 구글이 던져준 떡을 먹은 후에 값진 제물을 내줘야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 통신사는 혁신성을 위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용해야 하지만 검증되지 않을 것을 굳이 내 돈을 들여 키워줄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KT와 SK텔레콤이 우려하는 것은 구글과 크게 다르지 않다. 페이스북이 구글이 이어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하는 것이다. 구글이 검색으로 웹 시장을 장악했고, 안드로이드로 모바일 플랫폼 시장을 빠르게 공략하고 있듯이 페이스북도 SNS 모바일 플랫폼으로 모바일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페이스북의 소셜 플랫폼은 유무선 플랫폼에 관계없이 지속적인 접속 지원과 방대한 이용자 기반으로 휴대폰에서 단기간내 가장 선호되는 플랫폼으로 부상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고객 접근성과 인터페이스 기능이 뛰어나 휴대폰 이용자들이 SNS 플랫폼을 선호하고 있다.
해외 통신사들이 페이스북의 장점을 선뜻 활용하지 않는 데는 페이스북이 제2의 구글이 되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SNS 모바일 플랫폼 도입이 본격화 될 경우 통신사가 망공급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 페이스북을 애플과 구글의 대항마로는 충분히 써볼만한 카드지만 대가는 지불해야 한다. 통신사의 최후의 보루인 위치기반정보, 고객핵심정보(이용자 서비스 이용 정보)를 페이스북에게 대가로 지불해야 한다.
◆페이스북은 플랫폼 사업자
페이스북은 이미 통신사의 연계없이 소셜사이트 업체의 이미지를 벗고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고 있다. 페이스북도 이런 플랫폼 전략에 맞춰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증설하는 등 기반시설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페이스북은 한 단계 더 나아가 클라우드 기반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지난달 지메일과 유사한 이메일 서비스를 개설한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지메일은 구글이 이용자 관심항목을 수집하는 데 활용되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페이스북의 클라우드형 이메일 서비스도 이와 유사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관련업계는 페이스북의 이메일이 공개되자 이 서비스가 지메일과 야후, MS 이메일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메일 시장의 지각변동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인식되고 있다. 페이스북 이메일 서비스는 전통적인 이메일 기능과 함께 텍스트 및 인스턴트 메시징 기능을 갖고 있다.
페이스북은 최근 MS와 손잡고 페이스북 이용자들에게 문서 작업을 공유할 수 있는 MS 독스를 선보였다. 페이스북의 구글 견제가 본격화 되고 있는 셈이다.
구글의 견제도 본격화 되고 있다. 구글은 최근 지메일 주소록 정보를 페이스북이 더 이상 이용할 수 없도록 차단했다. 페이스북이 개인 위치정보까지 활용할 수 있는 스페이스(Space)와 지역정보 소개사이트 딜(Deal)까지 시작하면서 페이스북의 개인맞춤형 서비스가 구글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안희권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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