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기기 제조업체인 중국 폭스콘의 모회사인 타이완 홍하이가 단순 조립생산에서 탈피하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 IT 벤처기업의 기술을 입도선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홍하이는 이날 NEA, 온셋(Onset), DCM 등 이 지역 3개 메이저 벤처캐피탈 회사와 계약을 맺고 이들 벤처캐피탈 회사가 투자한 IT 기업을 지원키로 했다.
갈수록 이윤이 박해지는 위탁 생산 방식에다 실리콘밸리의 첨단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사업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번 계약과 관계된 벤처기업은 12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컴퓨터를 즉각 부팅할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인 에스플래시탑, 충전지 개발업체인 에노빅스, 노트북 지문 스캐너와 같은 생물학적 보안회사인 오센테크 등이 대표적인 업체다.
테리 구 홍하이 의장은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을 위한 인큐베이터 센터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그 회사들에게 필요한 자본을 공급하거나 아시아 지역에서 시장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계약은 시작에 불과하며, 홍하이는 앞으로도 이와 같은 제휴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하이는 그 대신에 이들 회사가 개발한 신기술에 다가갈 특권을 갖고, 이들이 개발한 제품을 생산하거나, 경쟁 전자기기 제조회사들에 비해 첨단 기술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그동안 애플, 델, HP 등의 제품을 단순 조립 생산하던 홍하이가 실리콘밸리 기업의 첨단 IT 기술을 흡수함으로써 자체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지 관심을 끈다.
타이완의 HTC의 경우 오랜 위탁생산 노하우를 안드로이드와 결합시켜 스마트폰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선례가 있다.
한편 홍하이는 중국에서 인건비의 상승으로 단순 조립 생산의 마진이 줄어드는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다. 이 회사의 순이익률은 지난해 3.5%에서 올들어 9개월 동안 2.7%로 내려간 상태이다.
홍하이는 중국에 있는 폭스콘 공장에서 벌어진 일련의 자살 사건으로 80만 노동자의 임금을 30% 인상한 바 있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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