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보쉬 그룹이 전기자동차 시대를 대비해 힘을 모았다. 삼성SDI와 보쉬 그룹이 합작해 설립한 SB리모티브는 전기 자동차용 리튬 이온 배터리 대량 양산 체제를 갖췄다.
SB리모티브는 10일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이 있는 울산 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프란쯔 페렌바흐 보쉬 그룹 회장과 최치훈 삼성SDI 사장 등이 참석했다.
3만4천 평방미터의 울산 공장은 오는 2015년까지 연간 18만대분의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할 수 있도록 생산 능력을 높일 계획이다.
프란쯔 페렌바흐 회장은 "2020년에도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린 높진 않을 것"이라며 "2020년에서 2030년 사이에 점유율이 가속적으로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 때 더 싼 가격에 더 좊은 품질의 배터리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SDI와 보쉬는 오는 2013년까지 SB리모티브에 5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최치훈 삼성SDI 사장은 "삼성SDI의 미래이자 삼성 그룹 차원에서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선택한 자동차용 전지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왔다"며 "IT용 전지사업에 삼성의 모든 역량을 아낌없이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IIT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오는 2012년 49만 개, 2020년 340만 개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2013년에 수익내고, 2020년엔 1등"
최치훈 삼성SDI 사장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오는 2013년이면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10년 뒤 이 시장에서 1등을 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최치훈 사장은 "많은 자동차 기업이 삼성SDI의 전지 노하우, 보쉬가 자동차 업계에서 쌓은 신뢰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양산 라인을 다 갖추기도 전에 BMW, 크라이슬러가 주문을 해왔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양산 라인을 갖추고 BMW, 크라이슬러와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 자체가 업계에 믿음을 주는 것 같다"며 "유럽, 아시아 등 여러 지역에 있는 자동차 기업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선 LG화학이 먼저 치고 나온 양상이다. LG화학은 GM과 포드 등 8개 자동차 업체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추가로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이에 대해 최치훈 사장은 "우리는 경쟁사보다 3년 이상 늦게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진출했다"며 "경쟁사는 시장에 진출한 지 3년이 돼서 이제 막 수주를 따내는 시점이 됐는데 우리는 2년도 되지 않아서 수주가 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프란쯔 페렌바흐 회장 역시 "전기차 시장 규모가 아직 작으니 후발주자라고 보기 힘들다"며 "아직 게임은 시작도 안 됐고 기술 경쟁에서도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격도 중요한 요인이다. SB리모티브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도, 전기차가 보다 빨리 활성화되기 위해서도 가격을 낮춰야 한다. 프란쯔 페렌바흐 회장과 최치훈 사장도 가격 문제를 언급했다.
프란쯔 페렌바흐 회장은 "전기차 활성화가 배터리 비용 문제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2015년 이후에도 중형 자동차용 배터리가 5천유로는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SDI가 가진 대량 양산의 전문성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배터리 대량 생산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란쯔 페렌바흐 회장은 또 "몇몇 국가는 보조금을 통해서 전기 자동차 도입을 촉진할 수 있겠지만 그 정도의 자금력을 갖춘 나라는 많지 않다"며 "배터리 비용 줄여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치훈 사장 역시 "전지의 무게 및 가격을 낮출 수 있도록 삼성과 보쉬의 연구소가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건 SB리모티브 사장은 "조립 기준으로 현재 월 5만 셀을 생산할 수 있고 오는 2012년이면 생산용량을 증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윤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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