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샤프가 자사 e북 리더기 신제품에 뜻밖에도 '갈라파고스(Galapagos)'라는 이름을 붙여 관심을 끌고 있다.
갈라파고스는 원래 찰스 다윈의 진화론 완성에 영향을 준 에콰도르령의 19개 섬을 가리키지만, 최근에는 '기술 고립'을 의미하는 부정적인 말로 많이 쓰인다.
일본은 휴대폰 분야에서 세계 표준과 다른 독자 표준을 고집하다가 시장에서 고립된 전례가 있다. 그 때문에 일본 주요 휴대폰 제조 업체들이 심각하게 고전했었다.
그 정책적인 잘못을 일컫는 말이 '갈라파고스 신드롬'인 것이다.
그런데 샤프가 27일 e북 리더기 신제품과 e북 스토어 서비스를 발표하면서 그 이름을 '갈라파고스'로 정해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 것. 자칫하면 신제품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울 수도 있는 이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샤프는 역발상을 통해 일본 전자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 용어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내고자 한 것 같다.
갈라파고스가 적자생존의 현장이었고, 그 점에서 일본 특히 샤프의 제품도 적자(適者)라는 의미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샤프 관계자는 "과거 우리가 개발한 많은 휴대폰이 갈라파고스로 취급됐지만 그것은 우리가 최고를 추구했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이제 우리는 우리 기술을 무시할 게 아니라 긍정적으로 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 전자 업계가 앞으로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신제품 개발 및 판매에 매진해야 할 것이라는 화두로 들린다.
샤프 다른 관계자는 "최소한 사람들이 (갈라파고스라는 제품명을) 잊지는 않을 것이다"고 농담을 하기도했다.
e북 스토어 '갈라파고스(GALAPAGOS)'는 신문사나 출판사 등의 3만개 콘텐츠에 접속할 수 있고, 안드로이드 기반의 e북 단말기는 킨들과 비슷한 5.5인치 모델과 아이패드보다 조금 큰 10.8인치 모델이 공급된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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