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가 추석연휴에 맞춰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4 브라질 월드컵 등 향후 열릴 주요 국제 경기들에 대해 '공동 중계'하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TV 업계의 재전송 갈등이 어떻게 풀릴지 관심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보편적 시청권에 관심없는 것 아니냐"는 국민 여론을 의식해 막판 대타협에 나서면서, 케이블TV를 압박하고 있는 형국인 것.
이런 가운데,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석이후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TV 업계간 협상 중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방통위 손승현 뉴미디어정책과장은 "지상파 방송3사의 국민관심행사 공동중계 합의는 방통위의 중재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SBS의 벤쿠버 동계올림픽과 남아공 월드컵 단독중계를 둘러싼 지상파 3사의 갈등에 대해 시정조치 등을 하면서, 지상파 방송사들의 공공성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국민 자산인 전파를 무료로 이용하면서 자사 입장 홍보에만 열중했기 때문이다.
손 과장은 또 지상파3사 중계권 갈등처럼 '지상파-케이블간 재전송 분쟁'에도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추석이후 방송정책국장 주재로 3자 대면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협상테이블이라기 보다는 전 단계로 봐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협상을 중재하면서, 법·제도 개정 문제도 논의할 것"이라면서 "보편적 시청권 문제를 들여다 보면서 '머스트 캐리(Must Carry)', '머스트오퍼(Must Offer)' 등의 제도도 다듬겠다"고 덧붙였다.
'머스트 캐리'란 플랫폼 사업자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 도입돼 케이블TV 등은 KBS1과 EBS를 무조건 의무 송신하도록 돼 있다.
유럽이나 일본 등 일부에서는 무료 보편적인, 공공적인 역할이 강조되는 방송 프로그램의 경우 '머스트 오퍼'로 돼 있다. '머스트 오퍼'가 되면 해당 방송 프로그램 업체(지상파 방송)가 의무 재전송 의무를 지게 된다.
우리나라에 '머스트 오퍼' 제도가 도입된다면 공영방송인 KBS와 EBS, 또는 여기에 MBC까지 포함해 뉴미디어 플랫폼에 의무 재전송해야 할 의무를 지상파 방송사가 지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방통위는 지상파 재전송 정책을 법·제도 개선으로 해결하는 데 있어 고충도 있다고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보편적 시청권을 둘러싼 국민적 합의 이전에 소송이 터져 고민이 크다"면서 "공·민영 할 것 없이 지상파 방송사라고 해서 공짜로 주라는 데 대한 부담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방통위의 지상파 재전송 정책 개선에는 지상파 방송에 대한 수신설비 확충문제를 포함한 보편적 시청권 문제와 함께 공영·민영 방송체계 확립이 중요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현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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