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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무제한…"망부하 괜찮을까?"


이통사, 잇단 시행…부하 땐 통화 품질 떨어져

전국 어디서나 3G 데이터를 '콸콸콸' 이용하라는 '데이터무제한요금제'가 이달 내 통신 3사에서 본격 시행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이 지난 8월25일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처음 선보였으며 KT도 지난 10일부터 시행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이달 중 시행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그러나 3G망에서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이용할 경우 망부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동통신 망에 부하가 생기면 휴대폰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통화품질이 떨어지거나 수신불량이 나타나기도 해 치명적이다. 따라서 이동통신사들의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에 대한 철저한 네트워크 역량 확보가 요구되고 있다.

◆콸콸콸 쓰라는 무제한데이터, 통화 품질엔 영향없나

업계에서는 데이터무제한 요금제를 제공중인 SK텔레콤과 KT의 공방이 뜨겁다.

두 회사 모두 5만5천원 월정액제를 선택하면 무제한으로 3G망에서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동일하나, 서비스 네트워크의 특성이 다소 달라 공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은 본래 강점이 있는 강력한 3G 망을 활용,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감행하고 있다. 반면 KT는 3G망에 더해 와이파이와 와이브로 등의 다양한 네트워크가 강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두 회사의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가 향후 통화품질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냐는 것이다.

한 통신 네트워크 기술 전문가는 "미국 AT&T의 경우 3G 데이터 서비스를 시행했다가 네트워크 역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데이터 이용량이 집중되는 지역에서 음성통화 서비스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기도 했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달리 네트워크 인프라가 아주 잘 돼 있는 편이지만 이를 소비자가 '무제한'으로 쓰게 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네트워크 전문가 역시 "9만원짜리 요금제로 2GB를 사용하는 소비자라 하더라도 요금에 리미트(한계)가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해당 용량 내에서 이용하려는 '제어기제'가 발동하게 된다"면서 "하지만 요금 한계가 사라지는 순간 이같은 심리 제어기제도 무너져 소비자들의 3G 이용량이 상상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데이터무제한 요금제를 제공하면서 SK텔레콤과 KT는 입모아 "데이터를 정액요금제 이상으로 초과해 이용하는 고객은 전체 가입자의 10%도 되지 않으며, 이중 초다량 이용자는 0.1%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제한'이라는 용어가 적용되는 순간 통신사의 '현황 파악' 수준으로는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데이터 다량 이용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몇몇 스마트폰 가입자들의 데이터 이용 때문에 전체 3G 기반 휴대폰 이용자들의 음성통화 품질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초다량이용자-동시접속자, 예상보다 많을수도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망부하 시나리오는 크게 두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한달에 수 GB의 데이터를 펑펑 써대는 초다량 이용자가 현재 수준보다 급격히 늘어나게 될 경우다.

특정인이 데이터 이용량을 급격히 늘리려면 동영상과 같은 대용량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다수 이용해야 하는데, 무제한 서비스가 시행되면서 그간 '감히' 접근하지 못했던 대용량 서비스에 접근하는 초다량 이용자가 대중으로 확산되리라는 전망이다.

통신사에서 경쟁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일반화될 경우 파일 전송이나 실시간 동기화 등을 통한 대용량 네트워크 이용도 다수 발생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동시다발적으로 데이터 접속을 하려는 가입자들이 폭증할 경우다.

굳이 초다량 이용자가 아니더라도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특정 지역에서 밀집해 데이터 서비스에 접속하면 망 부하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통신 네트워크 기술 전문가는 "와이파이가 많이 구축돼 있긴 하지만 조금만 여러 명이 이용하는 곳에 가면 잘 끊기고 품질이 떨어지는 간섭현상이 이미 일반화 돼 있다"면서 "때문에 3G로 접속해 이용하려는 소비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며 이같은 사람들이 특정 지역에 밀집돼 동시다발적으로 접속한다면 네트워크 부하는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SKT "3G 용량 확대에 최선"…KT "10월엔 HSPA+ 상용화"

따라서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한 통신 설비 경쟁도 물밑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무제한데이터 서비스를 발표하기 이전, 기지국을 분할해 용량을 늘리는 '6섹터'와 데이터 전용 팸토셀 설치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3분할로 운영되고 있는 기지국을 6분할로 세분화하고, 음성과 데이터가 혼용돼 운영되던 형태에서 3개의 음성 FA(Frequency Assignment)와 1개의 데이터 전용 FA로 분리해 운영한다는 것.

이렇게 되면 3분할에서 6분할이 되면서 용량이 2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음성 서비스의 품질보장을 위해 다소 비효율적으로 운용되던 데이터망도 분리해 전용 FA로 관리되기 때문에 보다 유연하게 데이터 트래픽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 네트워크부문 하장용 본부장은 "기존 SK텔레콤의 데이터서비스도 '모자란'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보다 최대 10배 확장된 네트워크 캐파(용량)를 더 확보하게 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2012년 초로 예정돼 있던 차세대 이동통신망 롱텀에볼루션(LTE)도 6개월여 앞당겨 2011년 중반에 조기 상용화 하겠다는 방침이다.

KT는 강력한 유선 인프라의 강점을 내세워 무제한 데이터 시대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기본적으로는 SK텔레콤과 동일한 기지국 분할을 통한 용량 확대 전략을 택했다. 4FA로 나눠 용량을 확대하고 셀분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KT 네트워크기획팀 오영민 상무는 "사실 KT의 경우 서울은 4FA, 서울 외곽이나 지방은 2FA 정도로도 충분한 네트워크 용량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 이를 4FA 정도로 확대개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팸토셀에 대한 테스트도 지난해 완료해 준비를 마친 상태. 실제 수요가 발생했을 때 곧바로 설치할 수 있도록 밑준비를 끝냈다는 게 오 상무의 설명이다.

그는 또 "이에 더해 10월부터 대용량 고속 데이터전송이 가능한 HSPA+ 방식의 네트워크를 상용화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오 상무는 유선망을 활용해 와이파이와 와이브로 서비스 등으로 데이터 부하를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사의 설비 경쟁과 LTE 조기 상용화가 무제한데이터 요금제 및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인해 발생하게 될 망 부하를 무리없이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강은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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