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구글이 운용체계(OS) 기반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유통 및 광고시장 선점에 나선 것에 맞서 이들 TV업체 빅3는 스마트TV 플랫폼에서는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당장은 세트 상품의 차별화에 중점을 두겠지만 자체 플랫폼을 고집하는 것은 향후 TV 플랫폼을 콘텐츠 유통의 허브로서 또다른 수익모델을 가져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는 애플이 아이팟, 아이폰, 애플TV까지 다양한 단말장치로 콘텐츠를 공유, 이의 유통을 통한 수익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표방하는 것과 유사하다. 세트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구글과 애플에 세트 업체들의 역습이 시작된 형국이어서 주목된다.
◆삼성·LG전자 "구글은 옵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IFA2010에 독자 TV 플랫폼을 채용한 인터넷 TV를 선보였다. 소니가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의 인터넷 TV를 선보인 것과는 다른 모습.
양사는 구글TV 개발 가능성을 열어놓고도 주력 제품은 독자 플랫폼을 채택한 스마트TV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먼저 삼성전자는 자체 플랫폼과 TV용 세계 첫 앱스토어 마켓인 '삼성앱스'로 스마트TV 시장 공략을 선언한 상태.
삼성앱스는 모바일 플랫폼 '바다'와 향후 TV 플랫폼 통합 등을 염두한 포석으로 에코시스템 구축의 중심에 있다. 장차 '바다'는 서버로서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 멀티 디바이스로 같은 콘텐츠를 공유하는 허브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갤럭시S, 갤럭시탭 등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출시에 적극적이면서 스마트TV에서는 독자 플랫폼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
갤럭시S와 갤럭시탭은 삼성의 앱스토어 '삼성앱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구글TV의 경우 안드로이드마켓 독점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구글이 광고 등 시장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TV플랫폼에서는 폐쇄적인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탓에 삼성전자 독자플랫폼 전략은 세트의 차별화 외에도 향후 TV플랫폼이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허브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콘텐츠 사업 가능성에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신종균 사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스마트TV로 이어지는 3스크린 시대가 오면 콘텐츠의 중요성이 당연히 커진다"며 "(애플과 같은) 콘텐츠 수익모델에 관심 있고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를 모두 갖춘 삼성전자가 가장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도 콘텐츠 사업기회에 주목하고 있다. 구글측과도 구글TV 개발을 협의하고 있으나 스마트 TV 전략의 중심에는 자체 플랫폼이 있다. 자체 플랫폼의 세트 판매가 늘수록 콘테츠 제공, 광고 등 사업모델이 가능하다는 점을 염두하고 있는 것.
LG전자 강신익 사장은 "스마트TV는 과거 하드웨어만 팔던 시절에서 콘텐츠 사업기회도 가능해 질 것으로 본다."며 "TV와 콘텐츠 사업 관계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콘텐츠 사업기회 가능성을 언급했다.
아울러 "독자 플랫폼을 채택한 스마트TV 판매대수가 늘어나는 게 중요하다"며 "향후 콘텐츠 유통허브로서 스마트TV를 활용한 광고, 콘텐츠 제공에 따른 수익배분 등 사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니, 구글TV에도 콘텐츠 유통은 독자 플랫폼
소니 역시 스마트TV는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 TV플랫폼을 채택했지만 콘텐츠 유통에서는 또다른 독자 플랫폼을 가져갈 것을 분명이 했다.
소니가 이번 IFA2010에서 주문형비디오(VOD)에 이어 디지털음악서비스 까지 확대한 '큐리오시티(Qriocity)'가 그것.
올 4월 미국 서비스에 나선 '큐리오시티'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네트워크 플랫폼. 구글, 인텔과 함께 개발한 인터넷TV 플랫폼과 달리 소니의 독자 플랫폼이다.
애플리케이션 등은 안드로이드마켓을 활용해도 유력 콘텐츠는 자체 유통이 가능한 독자 플랫폼으로 가져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큐리오시티를 통해 소니가 보유한 헐리우드 박스오피스 히트작 등 동영상은 물론 음악까지 다양한 단말장치를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향후 게임까지 소니 콘텐츠를 제공하는 허브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 유럽 후지오 니시다(Fujio Nishida) 사장 "큐리오시티를 통해 네트워크에 연결된 다양한 장치를 통해 동영상, 음악, 게임 어플리케이션, e북 등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콘텐츠 유통사업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특히 큐리오시티는 별개로 가져갈 수 있지만, 하반기 미국을 시작으로 출시되는 소니의 구글TV에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구글의 인터넷기반과 소니의 콘텐츠가 결합되는 셈이다.
소니측 관계자는 "(구글TV에 적용할 지)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충분히 가능성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결국 세트업체와, 세트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한 애플, 구글과의 경쟁은 스마트TV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베를린(독일) 박영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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