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약진 속에 노키아가 다시 한 번 자사 모바일 기기 운용체계(OS)인 '미고'(Meego)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기존 모바일 OS인 심비안과 미고를 통해 전세를 뒤집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급락하기 시작한 이 회사의 주식은 최근 애플의 8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10년 전만 해도 이 회사 시가총액은 애플의 8배 이상이었다.
정확하게 10년 만에 두 회사의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열세가 눈에 띄게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구글의 광고회사인 애드몹(Admob)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09년 5월 세계 시장에서 상위 10개 스마트폰 가운데 노키아는 7개 제품을 올려놓았으나 올 5월에는 단지 2개의 제품 만을 올려놓았을 뿐이다.
더 주목할 점은 휴대폰 시장의 또 다른 강자인 삼성전자와 모토로라가 구글과의 강력한 연대 속에서 안드로이드 OS를 통해 애플에 대한 공세의 전기를 마련한 반면 노키아는 '마이웨이'를 바꾸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안드로이드 OS와 자사가 개발한 '바다'를 통해 '양수겸장 전략'을 펼치고 있는 세계 2위 삼성전자와 상당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노키아가 새로 만든 '모바일 솔루션' 부문 최고책임자인 앤시 밴조키(Anssi Vanjoki)는 "미고 OS야말로 노키아의 주요한 자산"이라고 거듭해서 강조했다. 그는 심비안과 미고를 사용하는 모바일 기기에 대한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사람이다.
밴조키는 특히 요즘 유행하는 안드로이드폰을 낼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우리는 우리 자신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 더 큰 가치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그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업그레이드된 '심비안3'에서 돌아가는 첫 제품인 'N8'을 3분기에 출시하고 미고 제품은 올 해 말쯤에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밴조키는 또 "클라우딩 컴퓨팅과 새로운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로 모바일 기기가 태블릿처럼 점점 컴퓨터를 닮아가고 있다"며 "이런 환경이 가속화할수록 노키아의 OS인 '미고'의 가치가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고에는 노키아의 SW 기술과 인텔의 하드웨어 기술이 집약돼 있다"며 "풍부한 애플리케이션 개발환경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폰 거함' 노키아의 '마이웨이'는 쇠락하는 자의 쓸모 없는 고집일까, 아니면 저력과 근거를 가진 강자의 굳센 뚝심일까?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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