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2'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원저작사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와 한국e스포츠협회간 지적재산권 분쟁이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자칫 양측이 중단된 지재권 협상을 재개하지 못하고 블리자드가 원저작자로서의 권리를 고수한다면 국내 e스포츠 근간이 뿌리채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는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깊어만 가는 갈등의 골
이 같은 협회의 발표는 지난달 말 블리자드 마이클 모하임 대표가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협회측과 지재권 관련 합의점을 찾지 못해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중이라고 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격 이뤄지게 됐다.
한국e스포츠협회 최원제 사무총장은 "블리자드 측에서 인터뷰를 통해 일방적으로 협상을 종료하겠다고 발언한 데다 그 이유에 대해서도 상당부분 진실을 왜곡해 이를 바로잡고자 입장 표명을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협회는 그간 베일에 싸여있던 블리자드와의 협상 내용도 공개했다.
협회 측에 따르면 블리자드는 게임사용 기간을 1년으로 제한했으며, 스폰서 유치와 마케팅 계획, 방송계획 등 리그 관련 모든 운영 활동에 대한 사전 승인을 협회 측에 요청했다.
이와 함께 스폰서십, 중계권 등 모든 수입에 대해 게임사용료 이상의 로열티와 서브 라이선스 비용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구단, 선수들의 실연과 방송, 중계기술 등 고유자산의 결합을 통해 생산되는 2차 저작물인 경기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 협회에 대한 회계 감사 권한 등의 요구사항을 주장했다고 협회 측은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블리자드 요구사항을 면밀히 살펴보면, 원저작자로서의 권리를 넘어선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이 같은 요구를 다 받아들인다면 앞으로 블리자드에 의해 국내 e스포츠계가 휘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협상을 통해 선수, 프로게임단, 방송, 팬의 볼 권리 등 권익 보호를 위해 수용할 수 없는 조항들에 대한 철회 요구와 함께 원저작권자로서의 권리 존중을 위해 협회 차원의 자원 협력, 마케팅 지원 등에 대해 충분히 전달했으나, 블리자드에서는 협회 측에서 요구사항을 수용할 때까지 협상을 재개하지 않는다는 원칙만 고수해 왔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블리자드 코리아 측은 "현재로선 답변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핵심 쟁점 사항은 중계권…협상 주도권 '기싸움'
이처럼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업계는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앞으로 블리자드가 원저작자로서 요구한 뜻을 굽히지 않는다면 게임 방송사, e스포츠협회 등이 형성해온 국내 e스포츠 시장 전반에 타격이 올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자명하기 때문.
또 e스포츠 관련 지재권 분쟁 첫 사례인데다, 이번 결과가 콘텐츠 제공사와 협회간 관계를 규정짓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계권 문제도 대표적인 쟁점사항중 하나.
e스포츠협회는 지난 2007년 중계권 개념을 도입, 온게임넷, MBC게임 등 케이블 채널 사업자로부터 중계권료를 징수했다. 이 과정에서 원저작사인 블리자드가 배제, 블리자드 측은 이에 대해 적극 대응할 움직임을 보여왔다.
블리자드 측은 "원저작자인 블리자드만 소외된 채 중계권 관련 논의가 진행된 것은 옳지 않다"며 "블리자드가 개발한 게임을 소재로 활용한 수익사업에 대해서는 권리를 행사하는 게 맞지 않나"고 반문했다.
특히 협회와 케이블 채널 사업자간 중계권 계약이 오는 2010년 8월까지 효력을 발휘한다는 점도 블리자드가 지금 이 시점에 협상 중단을 선언한 이유중 하나로 분석된다.
'스타2' 출시에 앞서 그간 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 부분을 바로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것. 또 재계약에 앞서 협상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e스포츠협회 측은 "중계권료 징수는 수익 사업이 아닌 e스포츠 산업을 위해 재투자되는 측면이 강하다"며 "스타크래프트가 대표적인 프로 리그로 성장할 수 있던 데는 그간 게임 채널사업자들과 프로게이머를 비롯한 협회 구성원의 노력이 필수적이었는데, 블리자드가 이들의 기여도를 인정하지 않고 과도한 권리만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3일 블리자드 마이클 모하임 대표에 협상재개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며 "e스포츠 팬들의 볼 권리를 위해 협상에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서소정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