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용자인 국민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 정보 서비스로 발전해야 한다."
국가정보화 선진화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원장 방석호, 이하 KISDI)은 9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프라자호텔에서 개최한 '2010 국가정보화 선진화 방안 심포지엄'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IT를 통한 국민의 편의성 증대와 만족감 고취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UN 전자정부 1위, 毒될수도"
제1부의 첫 발제자로 나선 KISDI 정국환 선임연구위원은 'IT 메가트렌드와 선진 정보화 추진전략' 보고서를 통해 "UN 전자정부 1위가 오히려 독일 될 수도 있다"고 쓴소리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우리나라는 2010년 UN 190개국 중 전자정부평가 1위를 차지, 전자정부 시스템 및 IT 제품 해외진출의 확대가 기대된다. 웹 수준과 정보통신 인프라, 인적 자본 등의 항목 등에서 실시한 전자정부지수에서 1위를 차지, 해외에서도 '한국 전자정부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그러나 "UN의 심사는 각 국가의 언어를 이해하는 참여자들을 통해 점수를 채점하기 때문에 업무 프로세스 개선, 이용자의 서비스 만족도 등 본질적 요소 평가가 불가능하다"며 "단순히 1위를 차지했다는 자기만족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이는 오히려 우리에게 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정 연구위원은 선전정보화의 방향에 대해 ▲공공과 민간 협업 ▲서비스 중심의 사고 ▲개인화된 정부 포털 : MyGov ▲ MyGov를 위한 아키텍처를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MyGov는 국민 개개인의 욕구를 충족하는 공공 서비스를 개별적 국민의 일상 속에 구현하는 진화된 전자정부를 의미한다"며 "MyGov는 모범적인 민간 사례로 미국의 iGoogle을 들 수 있으며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새로운 행정서비스 필요"
발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는 김경섭 국장(행정정보공유추진단), 김성근 교수(중앙대), 최정일 교수(숭실대) 등이 참여해 이상적인 선진 전자정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먼저 김경섭 국장은 "세계 전자정부 1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과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전자정부 서비스의 성과에 대한 정확한 측정이 지난 10여년 동안 이뤄지지 않아았다. 현재 우리 정보시스템이 제공되는 수는 2천여개에 이른다. 앞으로는 더욱 스마트하게 일을 처리하는 전자정부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IT를 통해 국민을 편리하게 하는 것이 그동안의 과제였다면 이제는 IT로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어야 한다"며 "편안하고 안전하게, 재난재해를 IT로 대비할 수 있는도록 안전성을 높여야 하며 효과성과 효율성에 투명성을 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섭 국장은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행정 서비스를 만들 것이며, 무엇보다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성근 교수는 "공공기관은 빅뱅을 못하는 정책적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번 만들어지면 고정화된다는 것이 전자정부의 가장 큰 문제라 하겠다"며 "이제는 개별 기관들이 그동안 만들어진 정보자원을 어떻게 활용하고 재정비하느냐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정일 교수는 각 부처의 이해관계와 법 제도가 충돌하는 문제로 인해 조화로운 협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단점을 지적하며 "부처 별 이해관계를 넘어서 통합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점이 전자정부를 만들어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T 분야서 6천명 일자리 창출", 행안부 정책
이어진 2부에서는 행정안전부 정보화전략실 강중협 실장이 '국가정보화 선진화를 위한 정보화 전략과 과제'라는 주제를 발표했다.
강중협 실장은 "국가정보화환경에 있어 스마트폰이 거의 광풍 수준이다"며 "지금보다 앞으로 다가올 변화가 더욱 클 것이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모바일 라이프 확산에 발맞춰 모바일 전자정부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보 환경이 고도화되는데 따른 부작용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강 실장은 "사이버 공격, 개인 정보유출 등 정보화 역기능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중국 등 해외 해커의 조직적 공격이 계속되고 있으며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 인터넷 중독자 수 200만명으로 폐해가 심각하다는 등 문제점이 산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중협 실장은 올 국가정보화 정책방향으로 '창의와 신뢰의 선진 지식정보사회'와 '선진 지식정보사회 기반 구축'을 꼽았다.
이에 따른 3대 전략으로 ▲IT를 통한 경제 활력 제고 ▲정부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 ▲IT 세상의 사회통합 실현을 제시했다.
IT를 통한 경제 활력 제고의 방안으로 IT 분야에서 6천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공공정보의 민간 활용 촉진, IT 신기술 서비스 확산, 정보화 마을 내실화를 들었다.
또 전자정부 해외 수출을 확대해, 전자정부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으며, 지적재산권을 수출기업에 제공하고 정부간 협력을 통해 해외진출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세계 일류 Smart-Gov 구현'을 들며 스마트폰을 활용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IT 기반의 원격근무 환경을 조성하며, 국가정보화 관리 체계를 강화(국가 정보화 총괄기능 강화, 중복투자 심사강화, 미래전략 기획 강화)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장애인, 고령층, 저소득층의 정보접근성 강화, 건강하고 성숙한 정보문화 조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 실현, 전자인증 서비스 선진화 정보보호 관리 체계 확립, 사이버 침해 대응역량 강화 등을 이뤄갈 계획이다.
"실효성 있는 정책 내놔야"
발제에 이어진 토론의 사회를 맡은 정보화전략위원회 이철수 실무위원장은 "국가 정보화에 관련된 부분은 우리나라가 가장 선두에 서 있고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른 나라의 모범이 되기 때문에 더욱 잘 해나가야 한다"며 "우리는 완전히 정보사회에 완전히 진입해 있다. 정보화를 빼면 생활할 수 있는 사회에 와 있다. 이제는 정보화가 더욱 잘 접목되는 생활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서울대 김동욱 교수는 "자타공인 정보화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공공부문 정보화가 그동안의 노력과 투입에도 불구하고 개선되고 발전해야 하는 면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며 "서울을 제외한 지방자치단체는 투자 규모와 전문 인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공급자가 아닌 수용자 위주의 정보화가 필요하다. 정보화 강국의 위상을 유지하며 국민들이 투자만큼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전자정부 발전을 위해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고위 정책 결정자들의 의지가 중요한만큼 좀 더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것. 여기에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모바일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실시해야 하며, 범정부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통합서비스 발굴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숭실대 오철호 교수는 "우리가 아직도 정보 선진국인가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며 "보편성과 선진화는 분명 다르다"고 꼬집었다. 오 교수는 "국가 정책의 철학이 부족하다. 품질의 절대적인 판단 기준은 국민이며 국민이 느끼는 가장 좋은 정보화가 바로 선진화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공무원 등 관계자들은 심포지엄 후 "현실적이고 새로운 이야기는 없었던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한 참석자는 "비싼 연구비용과 행사비용, 그리고 시간을 투자한 심포지엄치고 새롭게 제시된 정책은 없었다"며 "과거에 나왔던 이야기들이거나 현실적으로 와 닿지 않는 탁상공론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참석자 역시 "발제문 중 연구 자료의 경우는 너무 전문적이고 난해해 이해하기 힘들었다"며 "해외 발표문 중에도 비슷한 내용을 본 것 같아 새롭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명화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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